윤석열 대통령의 체코 순방을 계기로 양국이 원전 건설부터 인력 양성까지 전(全) 주기에 걸쳐 협력하는 ‘원전 동맹’이 완성됐다. 특히 체코는 향후 추가로 건설할 원전 2기에 대해서도 한국의 수주 가능성을 시사했다. 아울러 한·체코 양국이 손잡고 폴란드 등 제3국 원전 시장 진출을 도모하기로 했다. 체코는 한국과의 원전 동맹을 발판 삼아 첨단 제조업을 육성해 한강의 기적을 본뜬 ‘블타바의 기적’을 추진한다. ★관련 기사 5면
윤 대통령은 19일(현지 시간) 페트르 파벨 체코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원전의 설계와 시공, 모든 절차에서 체코와 함께할 것”이라며 “새로운 기술 개발뿐 아니라 원전 인력 양성까지 그야말로 ‘원자력 동맹’이 구축될 수 있다”고 밝혔다.
파벨 체코 대통령 역시 “한국수력원자력의 사업 최종 수주에 낙관적”이라며 “양국 관계 발전의 새로운 기반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체코도 한국의 두코바니 원전 사업 참여에 거는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고 김태효 안보실 1차장이 전했다. 파벨 대통령은 한발 나아가 “이번 프로젝트가 얼마나 성공하는지에 따라 (추가) 테믈린 신규 원전 사업이 고려될 것”이라며 “폴란드·슬로베니아·슬로바키아 등의 제3국 (원전) 시장 진출을 한국과 같이 도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체코 측에 한국 기업이 강점을 지닌 첨단산업 및 과학 분야의 적극적 협력을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두코바니 신규 원전은 양국 경제의 동반 발전과 에너지 협력의 이정표로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중요한 계기”라며 “바이오, 디지털, 교통 인프라 등 첨단산업과 과학기술 분야에서의 협력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정상회담 후 열린 ‘한·체코 비즈니스포럼’에서도 “원전 협력을 계기로 양국 관계는 한층 더 높은 수준의 포괄적이고 미래지향적 협력 관계로 도약할 것”이라며 “정부 간 ‘무역투자촉진프레임워크(TIPF)’를 체결해 산업 전반의 협력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파벨 대통령도 “앞으로 첨단산업에 더욱 집중해 고부가가치 산업과 연구개발(R&D)에 집중하는 협력 관계가 될 것”이라며 “체코는 한국에 유럽연합(EU) 시장의 교두보 역할을 할 수 있고 우크라이나 재건에서도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라고 역설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체코 현지 경제 매체인 ‘호스포다르슈스케 노비니(HN)’와 가진 서면 인터뷰에서 “체코의 고속철도 건설·운영에 ‘신속과 안전(Fast and Safe)’으로 잘 알려진 한국 고속철도 기업들과의 협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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