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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속 터파기 공사 한창…"원전 건설에 온 동네가 들떠"

경북 울진 신한울 3·4호기 공사현장 가보니

'공기 8년' 준수 위해 속도전

완공까지 736만명 고용창출

"고준위법도 빨리 통과되길"

신한울 3·4호기가 들어설 경북 울진의 한울원자력본부 터. 건너편에 신한울 1·2호기가 보인다. 울진=유현욱 기자




신한울 3·4호기 주설비공사 상생협력 사무실 전경. 울진=유현욱 기자


경북 울진군 시내에서 차로 17분가량 떨어져 있는 한국수력원자력 한울원자력본부. 이곳 정문에서 차로 7분 정도를 더 들어가면 원전 생태계 부활의 상징인 신한울 3·4호기 건설 부지가 나온다. 가랑비가 내린 20일 기자가 찾은 현장에는 이른 시간부터 크고 작은 포클레인 6~7대와 덤프트럭들이 분주하게 흙을 나르고 있었다. 신한울 3호기와 4호기의 심장 격인 원자로가 놓일 지점에는 붉은 깃발과 파란 깃발이 하나씩 꽂혀 있었다. 서용관 한수원 신한울제2건설소장은 “(3·4호기 건설을 위해) 신한울 1·2호기를 지을 때 쌓아 놓은 엄청난 양(380만 톤)의 토사 중 70만 톤을 옮겼는데 앞으로 비슷한 양을 더 파서 옮겨야 한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 이후 8년 만에 국내 원전 건설 허가를 받고 13일부터 공사를 시작한 신한울 3·4호기 현장은 ‘속도전’이 벌어지고 있었다. 신한울 3·4호기는 1400㎿ 용량의 가압경수로형 원전(APR1400)이다. 이세용 한수원 한울원자력본부장은 “8년 정도 이상 장기 프로젝트이다 보니 날씨하고는 큰 관련 없이 공정별로 협력사·시공사, 그리고 기자재 공급사들이 적기에 잘 발주하고 설치하느냐가 공기를 맞추는 데 키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32년, 2033년 준공을 목표로 하는 신한울 3, 4호기는 본관 기초 굴착 작업이 끝나는 대로 콘크리트 타설과 원자로 설치 등을 진행한다. 완공까지 누적 고용 창출 규모는 736만 명에 달한다. 총 사업비는 11조 6804억 원이다.



지역 주민들도 건설 재개를 크게 반기고 있다. 울진군 후포면에 거주하는 자영업자 김윤기(65) 씨는 “만시지탄이나 신한울 3·4호기 건설 허가 소식에 온 동네가 들떠 있다”며 “울진군민들이 국가의 에너지 정책을 떠받친다는 자부심이 강하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정부에서 신한울 3·4호기 건설을 백지화하면서 거리에 나앉게 된 군민들이 한둘이 아니었다”며 “당시 본격적인 건설을 앞두고 요식 업체와 숙박업소들이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통해 손님맞이 준비를 했다가 신한울 3·4호기 건설이 돌연 중단되면서 엄청난 손실을 감내해야 했다”고 덧붙였다.

울진군 북면에서 유통업체를 운영 중인 오희열(50) 씨는 “계속운전이든 신규 원전이든 사용후핵연료 처리를 위한 중간·영구처분시설 문제가 선결돼야 한다”며 “22대 국회에서는 고준위특별법이 하루빨리 통과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울본부장 출신인 손병복 울진군수는 “지역 업체의 건설공사 참여와 지역 주민의 고용 기회 마련, 관내 자재, 건설 현장 투입 등을 분기별로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학생들도 신규 원전 소식에 반색하고 있다. 울진에는 국내 유일의 한국원자력마이스터고가 있다. 한동안 취업 명문 소리를 들었지만 탈원전에 정원 미달 사태를 겪기도 했다. 권오석 원자력마이스터고 교사는 “공기업 선호 현상과 전력그룹사의 채용 규모 축소로 정체했던 취업률도 신규 원전 건설에 반등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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