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올해 동아시아 지역에서 가장 높은 가상자산 도입 지수를 기록했다.
23일 블록체인 데이터 분석기업 체이널리시스의 ‘2024 글로벌 가상자산 도입 지수 – 동아시아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7월부터 2024년 6월까지 집계된 한국의 가상자산 도입 지수 순위는 지난해 27위에서 8계단 오른 19위다. 중국(20위), 일본(23위), 홍콩(29위)을 제치고 동아시아 지역에서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한국으로 유입된 가상자산 가치는 약 1300억 달러(약 173조 원)로 동아시아 지역에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모바일 앱과 PC를 통해 가상자산 거래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첨단 기술 인프라가 한국의 가상자산 도입을 촉진한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거래소 관계자는 “삼성과 같은 대기업들이 블록체인을 도입해 운영 투명성과 효율성을 강화한 것이 대중의 신뢰를 이끌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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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선 알트코인과 스테이블코인 거래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알트코인은 주로 원화(KRW)로 거래되고 있다. 리플(XRP)은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에 비해 빠른 거래 속도와 낮은 단가로 인해 한국 가상자산 투자자 사이에서 지속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투자자들은 다양한 자산과 차익거래 기회를 활용하기 위해 국내 거래소에서 글로벌 플랫폼으로 자금을 이동하고 있으며, 이는 한국의 가상자산 가격이 글로벌 평균보다 높은 '김치 프리미엄' 현상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홍콩은 한국과 함께 동아시아 가상자산 시장 성장을 이끈 나라로 꼽혔다. 2023년 6월 가상자산 거래 플랫폼(VATP)에 대한 새로운 규제가 시행되고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도입되며 기관 투자자들이 홍콩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홍콩의 우호적인 규제 환경으로 온체인 가상자산 거래 규모는 전년 대비 85.6% 증가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 기간 전체 동아시아 지역의 온체인 거래량은 4000억 달러(약 532조 원) 이상으로, 전 세계 가상자산 활동의 8.9%를 차지했다. 다른 지역에 비해 기관·전문 투자자들이 대규모 거래를 주도하는 것이 동아시아 지역의 특징이다. 중앙화 거래소(CEX)는 동아시아 지역에서 여전히 가장 인기있는 서비스로 전체 거래량의 64.7%를 차지했다. 전문 투자자들은 주로 중앙화 거래소를 이용하는 반면 기관 투자자들은 탈중앙화 거래소(DEX)와 탈중앙화금융(디파이·DeFi) 서비스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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