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4분기(10~12월) 전기요금이 일단 현 수준에서 동결된다. 이는 3개월마다 자동으로 이뤄지는 전기요금 ‘미세조정’의 결과로 정부는 한국전력의 재무 위기 상황을 고려해 전기요금을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어서 연내 인상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한국전력은 23일 연료비조정요금의 기준이 되는 4분기 최종 연료비조정단가를 현재와 같은 킬로와트시(㎾h)당 5원으로 적용한다고 밝혔다. 연료비조정단가란 변동성 높은 유연탄 및 액화천연가스(LNG) 등 에너지 가격 흐름을 반영하기 위한 항목으로 매 분기 시작 직전달 21일(휴일일 경우 21일 이후 첫 영업일)까지 발표된다.
전기요금은 기본요금과 전력량요금(기준연료비), 기후환경요금, 연료비조정요금으로 구성된다.
한전은 전기요금 산정 작업 결과 4분기 연료비조정단가를 국제 에너지 가격 안정화 추세를 반영해 ㎾h당 ‘-5.0원’을 적용해야 한다는 결론을 냈다. 다만 전기요금을 최종 결정하는 산업통상자원부가 한전의 재무상황과 연료비조정요금 미조정액이 상당한 점 등을 감안해 현 제도상 연료비조정단가 상한인 ‘+5원’을 계속 적용하라고 통보했다. 산업부는 “한전의 경영 정상화를 위한 자구노력도 철저히 이행해달라”고 주문했다.
이번에 동결 발표된 연료비조정요금을 제외한 나머지 기본요금, 전력량요금, 기후환경요금에 대해서는 별도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최종 조정 여부와 시기, 조정폭 등을 결정할 계획이라는 설명이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전기요금 인상 시점과 관련해 “폭염 기간은 지나가야 할 것”이라며 “이 상황이 지나면 최대한 시점을 조정해서 웬만큼 정상화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반면 물가 당국은 다소 신중한 입장이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전날밤 SBS뉴스에 출연해 “전기요금은 윤석열 정부 들어 한 50% 인상이 됐다”면서 “이미 많이 인상을 했기 때문에 국민 부담이 얼마나 늘어나는지 지금 부담의 정도가 어떤지에 대한 판단이 중요하고 또 한전의 재무구조, 에너지 가격 등에 대한 종합적 고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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