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 배전 및 인프라가 슈퍼사이클에 진입하면서 업계의 발걸음도 분주해지고 있다. 급증하는 해외 수요에 대응하는 것은 물론 공급망 관리 역량을 입증하기 위해 생산 능력부터 우선 끌어올리려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LS일렉트릭은 2025년 9월 말 준공을 목표로 부산사업장에 위치한 초고압 변압기 생산 공장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총 803억 원을 투자해 기존 2000억 원 규모의 초고압 변압기 생산 능력을 2026년부터 2배 이상 늘리겠다는 구상이다.
HD현대일렉트릭은 다음 달에 울산 공장 내 철심 공장 신축 공사를 마무리한다. 지난해 12월부터 충북 청주에 건설 중인 중저압 차단기 스마트팩토리는 2025년 10월 완공 예정이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생산 능력을 현재의 두 배 수준인 1300만 대까지 늘린다는 목표다.
전선과 중전기(변압기 등) 사업을 병행하고 있는 일진전기는 송변전 및 배전 케이블과 중전기를 앞세워 미국·중동·동남아의 전력 인프라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올해 해외 사업 비중은 50%까지 늘어날 것으로 회사 측은 전망하고 있다. 일진전기의 상반기 매출액은 7750억 원으로 전년 6047억 원 대비 28.2% 늘었다.
주요 업체들이 이처럼 생산력 증대에 발 벗고 나선 것은 급증하는 해외 수요를 충족하려면 속도전이 필수라는 판단 때문이다. 일례로 올해 1~8월 변압기(HS 8504) 수출액은 26억 5809만 1000달러(약 3조 5366억 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2억 2461만 3000달러보다 19.5% 증가했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의 수출액이다. 업계에서는 2021년 685조 원이던 전력 배전 시장 규모가 2030년에는 1143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에는 가격과 영업 네트워크가 상대적으로 중요했지만 최근에는 공급망 이슈 영향으로 생산 캐파 확보 및 납기 준수 등 공급망 관리 역량이 핵심 경쟁력으로 떠올랐다”면서 “이런 이유로 인해 전력 인프라 회사들도 국내외 공장 확장에 적극 나서는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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