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장기업 중 65%가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을 도입하는 등 주요 선진국을 중심으로 RSU를 적용하는 기업이 빠르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한국은 미흡한 법적 기반과 경영권 승계 논란 등으로 인해 활용 사례가 극소수에 불과했다.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인재 유치 전쟁에서 살아남으려면 RSU와 같은 주식 기반 보상 제도 도입이 활성화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24일 서울경제신문이 입수한 한국경영학회의 ‘RSU 도입이 기업 혁신과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독일·일본 등은 RSU를 적극 활용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연구기관에서 RSU의 글로벌 현황과 국가별 법적 근거 및 운영 방식 등에 대해 종합적으로 실태 조사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RSU는 주가 상승에 따른 단기적 보상에 중점을 둔 스톡옵션과 달리 수년 후 주식 지급을 약속하는 장기 성과 보상 제도 중 하나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상장기업 중 65%는 RSU를 도입했다. 2013년의 35%보다 30%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특히 시가총액 기준 상위 30개 기업 가운데 28곳은 RSU를 활용했다. 독일과 일본도 유사한 흐름을 보였다. 독일은 2013년 10%에서 2023년 25%로, 같은 기간 일본은 5%에서 15%로 도입 비중이 늘었다. 반면 한국은 약 2500개 상장사 중 도입 사례가 1%도 안 되는 실정이다.
김재구 명지대 교수(전 한국경영학회장)는 “엔비디아·애플·마이크로소프트·알파벳과 같은 글로벌 기업들은 RSU를 핵심 보상 제도로 활용한 지 오래됐다”면서 “RSU와 같은 지분 기반 보상 제도의 부족은 글로벌 혁신 인재 유치 경쟁에서 한국 기업들을 뒤처지게 만드는 핵심 원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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