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배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사장)이 메모리 반도체 사업의 방향성을 확정했다며 이제는 임직원들이 정해진 방향에 맞춰 속도를 내줘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 사장은 25일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메모리사업부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타운홀미팅을 열고 이같이 말했다. 타운홀미팅은 직원들의 사전 질문 10개 내외를 답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 사장이 임직원에게 분발을 요청한 것은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반도체 트렌드에서 뒤쳐졌다는 그간의 평가를 뒤집을 준비가 됐다는 판단에서 비롯됐다. 삼성전자는 고성능 AI 컴퓨팅에 필요한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에서 SK하이닉스 등 경쟁사에 뒤쳐졌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회사는 이를 극복하려 임원들을 중심으로 정기적인 전략 회의를 통해 불리한 여건을 극복할 솔루션을 마련해 왔다.
이 사장은 ‘우수 인력 확보와 주요 인력의 회사 이탈을 타개할 대책’을 묻는 질문에 “여러분들이 열심히 일해주고 주위에 나가려는 인력에 대해서는 지켜달라”고 답했다. 그는 다만 올 해 반도체 사업부 직원들의 성과급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성과급이 영업이익에 연동하는 만큼 당장 올 해는 경쟁사 만큼의 성과급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것을 말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 DS부문 직원들은 지난해 업황 악화로 성과급이 0%로 책정됐다. 게다가 노조는 7월부터 창사 이래 처음으로 파업을 시작한 후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다.
이 사장은 최근 제기되는 D램 가격 둔화 전망에도 동의하며 경계의 목소리를 냈다. 올 들어 D램 등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빠르게 회복했지만 최근 들어 수요 위축 등으로 가격 상승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최근 스마트폰과 PC 수요 감소에 따라 D램 가격 하락이 예상된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의 목표 주가를 낮추기도 했다.
이 사장은 부서 간 칸막이를 없애 조직 간 소통을 개선하겠다고도 덧붙였다. 그는 메모리사업부 임원 목표관리제도(MBO)에 부서 간 소통 항목을 추가해 회사에 대한 직원들의 신뢰도를 높이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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