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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작가’ 리디아 고 “받은 사랑·응원 어떤 방법으로 베풀어야하나 고민중”

올림픽 金 등 4개 대회 3승

KLPGA 투어 하나금융 출격

내주 美돌아갔다 또 韓방문

25일 대회 기자회견 뒤 하나금융그룹 소속 동료들과 기념 사진을 찍은 리디아 고(맨 위). 사진 제공=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 조직위




“일단은 제가 가장 핫한 선수라고는 생각지 않고요.”

리디아 고(27·하나금융그룹)의 이 말에 옆에 앉은 동료들은 알 수 없다는 듯 웃음을 지으며 웅성웅성댔다. 이내 분위기를 파악한 리디아 고는 “내 생각이 그렇다는 얘기”라며 부끄러운 웃음으로 넘겼다.

25일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GC에서 진행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총상금 15억 원) 기자회견. 파리 올림픽 금메달부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대회들까지 최근 4개 대회에서 3승을 몰아쳤으니 현재 리디아 고보다 핫한 선수는 없는 셈이다.

자연스럽게 제2의 전성기를 열어젖힌 계기, 비결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리디아 고는 “꿈만 같은 두 달을 보내고 있어서 너무 감사한 일이 많다. ‘왜 이렇게 좋은 일이 많이 생길까’ 하고 생각할 정도”라며 “(7월 말) 캐나다 오픈부터 샷 감이 올라오기 시작해서 자신감이 많이 생겼고 선호하는 페이드 구질이 안정적으로 나와서 성적이 따라온 듯하다. 옛날에는 거리를 내려고 드로를 치려고도 했었지만 긴장된 상황에서도 꾸준히 정확하게 구사할 수 있는 페이드 구질을 코치님과 함께 만든 게 잘 통한 것도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중요한 얘기를 했다. “연습만 한다고 다 실전에서 나오는 것은 아닌데 이렇게 좋은 성적이 따라오게 됐으니 더 감사하게 돼요.” 리디아 고는 “유러피언 스윙(연속 유럽 대회)에서 좋은 결과를 냈는데 지난주에 미국에서도 우승했다. ‘이렇게까지 좋은 일이 생기나’ 싶을 정도로 감사하다”며 “받은 사랑과 응원만큼 어떤 방법으로 베풀어야 하나 생각 중”이라고 했다.



최근 인터뷰 때 로레나 오초아(멕시코)를 언급했던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오초아 선수님은 전성기 때 은퇴를 했잖아요. 선수로서 계속 성적을 내고 싶고 계속 하고 싶은 욕심이 나는 게 자연스러운 일인데 그런 면에서 정말 존경 받을 만한 결정이었다고 생각해요. 제2의 커리어를 위해 과감히 은퇴를 하셨던 게.” 리디아 고는 “저도 어릴 때부터 생각했던 게 잘 칠 때 은퇴하는 거였다. 지금 당장 ‘언제 은퇴할 거다’ 이런 생각을 갖진 않지만 어쨌든 존경의 마음에서 오초아 선수님을 언급했었다”고 했다.

주최 측에서 준비한 케이크를 들고 환하게 웃는 리디아 고(왼쪽 세 번째). 왼쪽부터 주요 참가 선수인 패티 타와타나낏, 박지영, 리디아 고, 이다연, 이민지, 김효주, 박현경. 사진 제공=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 조직위


리디아 고는 지난주 미국 오하이오주에서 끝난 대회를 우승한 뒤 현지 시간으로 일요일 저녁에 비행기를 타 한국 시간으로 24일 새벽에 한국에 도착했다. 현지에서 가까스로 비행기에 올라탄 것은 다행이었지만 내리고 보니 골프백이 오지 않은 것이었다. 24일 프로암 라운드를 돌며 코스를 점검하려던 계획이 틀어지면서 리디아 고는 빈손으로 코스를 돌았다. 25일에는 뒤늦게 도착한 클럽으로 이시우 코치와 18홀을 다 돌며 꼼꼼하게 경기를 준비했다. 티샷은 가볍게 점검하는 대신 그린 주변에서는 일부러 가장 어려운 위치에 공 2~3개를 놓고는 집중적으로 트러블 상황에 대비하는 모습이었다. 리디아 고는 “최대한 빨리 시차 적응하는 것도 제 일의 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컨디션 관리 잘하고 맛있는 음식 먹으면서 티오프 전까지 컨디션을 끌어올리겠다”며 “시차가 크기에 피로감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겠지만 한국 팬들 앞에서 치는 거고 또 끝나면 2주를 쉬니까 나흘 간 있는 힘껏 집중하면서 재밌게 칠 생각”이라고 했다.

그럼 리디아 고의 ‘최애’ 음식은 무엇일까. “한국 와서 친언니가 좋아하는 ‘뿌링클’ 치킨을 먹었다. 찜닭도 먹었다”는 리디아 고는 “소울 푸드는 아무래도 엄마가 해주시는 월남쌈과 돼지등갈비”라며 웃어 보였다. 파리 올림픽 때 일부러 전자레인지를 사 가서 밥과 찌개를 데워 먹는 등 리디아 고는 ‘충성 한식파’다.

리디아 고는 최근 우승이 연속되는 가운데 “동화 같다”는 얘기를 자주 했다. 이와 관련해 보다 자세한 의미를 사회자가 묻자 리디아 고는 올림픽 얘기를 했다. “리우데자네이루(2016년)와 도쿄(2021년)에서 메달을 연속으로 땄다는 것 자체가 커리어의 하이라이트라고 생각했다”는 그는 “세 번째 올림픽에서 또 메달을 딸 확률이 얼마인지 궁금했었고 정말 작은 확률이라고 생각했는데 진짜 무슨 스토리처럼 이뤄진 것”이라고 돌아봤다. “도쿄에서 서든데스 끝에 져서 동메달을 딴 게 돌아보면 다 하나님의 뜻이었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세인트앤드루스에서 열린 브리티시 대회(AIG 여자오픈)를 우승할 수 있었던 것도 믿기지 않고요.”

리디아 고는 이 대회 뒤 잠시 미국에 들어갔다가 다음 달 17일 한국에서 열리는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을 치르러 다시 한국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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