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린츠시는 예술과 과학기술에 집중하는 세계적인 미디어아트 축제‘아르스 일렉트로니카 페스티벌(Ars Electronica Festival)’로 유명한 도시다. 매년 9월이 되면 세계적인 미디어아트 축제인‘아르스 일렉트로니카 페스티벌’을 보기 위해 전 세계에서 몰려든 예술가와 과학자들로 오스트리아 린츠 도시 전체가 들썩인다.
철강 도시로 유명한 오스트리아 린츠시는 1970년대 오일쇼크 이후 찾아온 철강산업 침체기로 인한 돌파구를 찾기 위해 철강산업의 유지, 발전과 동시에 도시의 성장축으로 과학과 기술, 예술의 융합을 통한 새로운 미래도시의 가능성을 모색해 왔다. 한때 공해의 도시로 악명이 높았지만 1979년부터 시작한 페스티벌로 축제 기간 10만 명가량의 방문객이 찾는 문화 도시로 부상했다. 우리가 2018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보고 놀랐던 드론 쇼의 혁신적인 기술도 아르스 일렉트로니카의 결과물이라고 한다.
대한민국에서의 ‘미디어아트’라는 용어의 공론화 시작은 2000년 ‘미디어 시티 서울’이라는 비엔날레부터라고 생각한다. 당시에 통용되던 백남준 선생님이 만든 ‘비디오아트’라는 영역도 미디어아트라는 용어에 흡수됐고 미디어아트는 공연과 음악, 과학 등을 포괄하는 커다란 개념이 됐다.
컴퓨터 뿐만 아니라 스마트폰의 대중화로 미디어를 지향하는 환경이 일상적으로 되었고 얼마 전 코로나19의 사회적 거리두기에서도 미디어의 영향력은 더욱 두드러졌다. 이런 상황 속에 미디어아트는 전방위적으로 발전 속도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미디어아트가 기존의 예술과 다른 점은 작가와 관객의 상호작용에 있다. 전통적인 예술, 즉 회화나 조각은 정적인 제작물로서 심리적 상호소통이 우선 적인 데 비해서 미디어아트는 대중매체를 이용함으로써 심리적 상호작용 뿐만 아니라 인터페이스를 통한 물질적인 상호작용도 일어난다. 대중과의 소통이 은유적인 그것에서 더 직접적으로 바뀐 것이다. 대중매체가 발달한 오늘날 미디어아트는 단순한 예술을 넘어서 일상으로 발전하고 있다.
10월 전남 광양시에서 ‘빛으로부터 8637’이라는 주제의 ‘광양-린츠 국제 미디어아트 교류전’이 열린다. 이번 교류는 미디어아트가 단순히 예술의 영역을 넘어 사회문화적, 기술적 변화를 이끌고 미래에 대한 창의적인 비전과 혁신을 제시할 것으로 생각한다.
이번 교류전의 성사 배경에는 두 도시의 오래된 교류가 있었다. 철강회사의 거점도시, 인구, 면적 등 다양한 공통점에서부터 시작하여 1991년 광양의 포스코와 린츠시의 보에스트 알파인 두 철강회사의 중재로 국제 자매도시를 체결, 문화예술, 국제행사, 기술 교류, 공무원 교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를 지속했다. 2023년 9월 아르스 일렉트로니카 페스티벌 기간에 클라우스 루거 린츠시장의 초청으로 광양시장을 단장으로 한 경제·관광·문화예술·교육 분야의 전문가가 방문해 ‘대한민국 광양시-오스트리아 린츠시 미디어아트 교류 협력’을 체결했으며 그 결과물의 하나로 진행되는 전시다.
광양시는 대한민국의 미디어아트 성지로의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 하며, 대한민국의 대표 미디어아트 도시로 성장하겠다는 비전을 밝히고 있다. 이번 교류전이 한국 미디어아트가 글로벌 무대에서 새로운 도약을 이룰 기회가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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