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의 모회사인 메타플랫폼이 안경 형태의 증강현실(AR) 스마트기기 초기 모델을 공개했다.
메타는 25일(현지 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멘로파크 본사에서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 ‘커넥트 2024’를 열고 증강현실(AR) 스마트 안경 ‘오라이언(Orion)’의 시제품을 공개했다. 오라이언의 시제품은 두꺼운 검은색 뿔테와 같은 디자인으로 안경처럼 쓰면서 문자 메시지는 물론 화상 통화와 유튜브 동영상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이용자는 스마트워치와 같은 손목 밴드와 눈의 운동을 추적하는 내장된 카메라를 통해 손으로 디스플레이를 클릭하거나 스크롤할 수 있다. 이용자의 시야에 표시할 수 있는 마이크로 렌즈가 장착돼 프로젝터를 통해 3D 이미지를 투사시켜 홀로그램의 증강 현실(AR) 기능이 구현된다. 소비자들에게 판매되지는 않는다. 메타는 오라이언의 차기 버전이 완전한 증강현실 안경으로 소비자들에게 판매될 것이라고 봤지만 판매 시점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이날 무대에 올라 직접 오라이언을 소개한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는 “지금까지 AR에 대한 모든 시도는 헤드셋, 고글, 헬멧이었다”며 “오라이언이 스마트폰 다음의 컴퓨팅 디바이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메타는 지난해 에실로룩소티카와 함께 카메라와 스피커가 장착된 레이밴 브랜드의 스마트 글래스를 발매했다. 이 안경에는 증강현실 기능이나 디스플레이가 없으며 대신 이용자가 음악을 듣거나 회사의 음성 AI 서비스인 메타AI를 이용할 수 있다.
이날 메타는 레이밴 스마트 안경의 새로운 기능으로 외국어 표지판을 보고 있을 때 이를 감지하고 이용자의 요청에 따라 귀에 번역된 내용을 이야기해주는 기능을 탑재한다고 공개했다. 카메라로 QR코드를 스캔할 수 있으며 차량 주차 위치 등을 기억하고 이용자에게 알려주는 기능도 추가됐다.
외신들의 평가는 긍정적인 모습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스마트 안경이 결국 스마트폰과 경쟁하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고, 로이터통신은 오라이언을 마크 저커버그의 "미래에 대한 타임머신"이라고 평가했다.
정보기술(IT) 업계에서는 메타가 스마트 안경을 통해 전성기를 맞을 수 있을지 여부를 주목하고 있다. 메타는 메타버스에 막대한 투자를 집행하면서 수십조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진다. 하지만 이번에 선보인 오라이언이 스마트 안경 중 가장 완성된 기기라는 평가를 받자 메타가 본격적으로 스마트 안경 시대를 열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기술 리서치 회사 포레스터의 마이크 프루 이사는 "스마트 안경은 헤드셋과 달리 소비자와 기기간 상호작용을 혁신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며 "(오라이언은) 혁신적인 3D 컴퓨팅 플랫폼이 실제로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는 미래를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메타는 이날 자사의 AI 모델인 라마의 최신 버전인 ‘라마 3.2’를 공개했다. 이를 기반으로 자사의 AI 챗봇 '메타 AI'도 업데이트돼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 메타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 자연스러운 대화가 가능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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