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이 삼성물산(028260)을 상대로 제기한 267억 약정금 반환 소송에서 삼성물산 손을 들어줬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2부(최욱진 부장판사)는 27일 엘리엇이 삼성물산을 상대로 제기한 약정금 반환 청구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양측 사이의 합의서 내용을 보면 ‘본 건 제시가격을 초과해 제공한 주당 대가 또는 가치 이전의 가액’은 주식매수가격의 원금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해당 문구는 초과금액 사유의 발생을 회피하기 위해 손실, 비용보상 등 주식매수대금과 다른 명목으로 지급된 일체의 금원을 포함하기 위한 규정으로 해석된다”고 판단했다. 지연손해금을 포함하기 위한 규정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엘리엇은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반대하며 법원에 주식매수청구권 가격조정을 신청했다. 삼성물산이 제시한 주식매수가격 5만 7234원이 너무 저평가됐다는 이유에서였다. 엘리엇은 해당 소송에서 1심에 패소한 후 항소를 진행하다가 2016년 3월 소송을 취하했다. 양측은 비밀합의 약정서를 체결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2심에서 1주당 주식매수가격이 6만 6602원이 적당하는 판결이 나왔고 이는 2022년 4월 대법원에서 확정 판결을 받았다. 엘리엇은 대법원 판결이 나온 그해 삼성물산으로부터 724억원을 지급받았다.
이후 엘리엇은 미정산 지연이자 267억 원이 더 있다며 지난해 10월 소송을 제기했다. 엘리엇은 “합의서 체결 당시 삼성물산은 엘리엇에게 주당 5만 7234원의 주식 매수가와 2015년 9월 8일부터 2016년 3월 17일까지 지연이자를 지급했다”며 2016년 3월 이후부터 2022년 4월까지 미정산 지연이자의 초과분이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삼성물산은 합의약정서에 근거하여 지연이자는 발생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한편 이 소송과 별개로 삼성물산 주주 32명은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 등을 상대로 2억원 규모의 손해배상을 냈다. 해당 소송은 재판부가 이 회장의 부당합병 의혹 항소심 결과를 보고 진행하겠다며 소송이 멈춘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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