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고물가의 여파로 자영업자들의 주무대인 외식업계에 불황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기업·공공기관 내부의 구내식당은 저렴한 가격으로 식사비를 절약할 수 있는 ‘가성비’를 앞세워 상대적으로 가장 호황이 기대되는 업종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최근 서울 중구의 한 대기업 본사에서는 구내식당 이용자가 늘어나 혼잡을 줄이기 위해 점심 식사 시간을 나누는 ‘2부제’를 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최근 발표한 ‘외식산업 경기동향지수’ 보고서에 따르면 한식·외국식·주점 등 다른 외식업종들의 체감 경기는 1년 전보다 나빠졌지만 구내식당은 개선됐다. aT가 전국의 외식업체 3000곳에 대해 3분기(7~9월) 전망을 설문 조사한 결과다.
보고서에 따르면 기관 구내식당업의 올 3분기 전망지수는 평균 98.67로 지난해 3분기(97.32)보다 1.35포인트 올랐다. 이 전망치는 높을수록 많은 업체가 장사가 잘될 것으로 전망했다는 의미다.
반면 구내식당을 제외한 다른 외식업 업종 중 한식은 올 3분기 81.48로 1년 전보다 5.04포인트 떨어졌고, 같은 기간 중식은 84.85에서 82.66, 피자·햄버거·샌드위치 및 유사 음식점업은 91.65에서 85.15, 김밥 및 기타 간이 음식점업은 86.94에서 82.77, 주점업은 85.32에서 78.23, 커피전문점이 속한 비알코올 음료점업은 92.09에서 89.97로 각각 떨어졌다.
대표적인 외식 메뉴인 치킨 전문점업은 83.97에서 84.28로 소폭 올랐지만 기관 구내식당업와 비교하면 상승폭이 적고 전망지수도 낮다.
이처럼 불황 속 구내식당업의 전망치가 밝은 이유로는 높은 물가에 따른 반사이익이 꼽힌다. 보고서에 게재된 전문가 칼럼에서 진현정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기관 구내식당업은 기본적으로 안정적인 수요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매출액 변동이 적은 편”이라며 “최근 외식 물가 상승으로 직장인이나 학생들이 구내식당에서 밥을 먹는 경향이 늘어났기 때문에 이 부문이 2023년 이후에도 매출을 유지하는 데 일조를 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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