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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약 없는 한동훈표 '여야의정협의체'…'동력상실' 우려도

주체 간 입장차에 3주째 출범 공전

추계기구 신설에 역할 중복 우려도

與 "의료계, 협의체 출범 긍정적"

협의체 출범 시기는 "예측 어려워"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7일 부산 금정구 옛 침례병원을 찾아 부산시로부터 부산지역 의료 현안을 보고 받고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의정갈등 중재자를 자처하며 띄운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이 기약 없이 지체되고 있다. 의료개혁 논의를 위한 윤석열 대통령과의 독대도 불발된 가운데 의료계의 입장과 요구를 반영할 대통령실 주도의 ‘의료인력 수급 추계기구’도 신설될 예정이어서 협의체가 출범조차 하지 못한 채 동력을 상실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 대표가 지난 6일 공언했던 여야의정 협의체는 참여 주체 간에 입장차와 의료계 반발 등으로 공전을 거듭하고 있다. 한 대표는 한 달간 협의체 참여와 관련해 물밑으로 의료계 인사들을 만나 폭넓은 의견 수렴을 거쳤지만,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의료계를 설득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태도 변화’부터 이끌어내야 한다는 판단 하에 윤 대통령과의 독대를 추진했지만, ‘맹탕 만찬’ 논란 속에 당정 갈등만 다시 불거지는 양상이 펼쳐졌다.

의료계는 물론, 대통령실과의 심리적 간극도 벌어지면서 중재자로서의 한 대표의 영향력도 희미해지는 모습이다. 앞서 국민의힘이 대한의사협회(의협) 등 의료 단체에 협의체 참여 여부를 27일까지 알려달라고 요청했지만, 단체별로 입장이 엇갈린 가운데 답변 취합도 늦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위가 ‘의료인력 수급 추계기구’ 신설에 나서면서 여당 주도의 협의체는 힘이 빠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온다. 추계기구는 10∼15명 규모의 전문가로 구성될 예정인데, 의사단체가 과반수 추천권을 갖게 된다. 의료계의 입장을 반영하자는 취지에서다. 추계기구를 통해 의정 간 ‘대화의 장’이 조성될 경우 협의체는 자연스레 관심 밖에서 멀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는 이유다.



여당은 여야의정 협의체 출범의 필요성은 여전하다고 강조했다. 추계기구는 의개특위가 지난달 30일 발표한 1차 계획안에 포함된 내용으로, 협의체와는 별개의 성격이라는 취지다.

한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추계기구 신설로 협의체의 동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 “정부에 대한 의료계의 신뢰가 많이 깨져 있는 만큼, 대통령 직속의 의료개혁특위에서는 의료계의 적극적인 참여가 제한된다”며 “여야의정 협의체를 토양 삼아서 의견을 나누는 데 대해 의료계도 굉장히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수석대변인은 같은 사안을 놓고 두 개의 기구가 나눠 논의를 진행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라는 지적을 두고는 “의료계가 정부와의 신뢰를 회복해 의개특위에 갈 수 있으면 합쳐지겠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은 상황”이라며 “비효율이 아니라 어떤 효율이 없다. 무효율에서 비효율로 가고, 그 다음 단계가 효율적인 단계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한 수석대변인은 협의체 공식 출범 발표 시기에 대해선 “예측하기 어렵다”며 “의료계와 정부 사이에서 몇 가지를 조율하고 있다.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대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고, 기한 없이 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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