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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자사주 매입 가능 규모는 586억? [시그널]

배당한도액에서 임의준비금 제외

올해 중간배당·이익잉여금 빼면 586억

6조 임의적립금 전환하려면 주총 열어야

강성두 영풍 사장이 2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고려아연 공개매수 관련 기자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려아연(010130)의 자기주식 취득금액 한도가 기존에 알려진 5조8497억 원이 아닌, 실제는 586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6조 원에 달하는 임의적립금으로 자사주를 매입하려면 임시주주총회를 열어야 한다.

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상장사는 일반적으로 배당가능이익 범위 내에서 자기주식을 취득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상법 및 자본시장법상 고려아연의 배당가능이익 범위를 개략적으로 계산하면 5조 8497억원 억원 정도다.

고려아연은 올해 3월 개최된 정기주주총회에서 2693억 원만을 차기이월 이익잉여금으로 남겨두고 나머지는 해외투자적립금 및 자원사업투자적립금 등 사용 목적을 제한해 적립했다. 처분전이익잉여금 6259억 원에서 이익준비금, 해외투자적립금, 현금배당분 등으로 3566억 원을 처분한 나머지로 이 2693억 원은 주주총회의 결의 없이 이사회의 결의를 통해 중간배당 등으로 처분이 가능한 금액의 한도다.



그리고 이 중 2055억원이 올해 8월 이사회 결의를 통해 이미 중간배당으로 지출됐다. 이때 적립한 것으로 추정되는 이익잉여금 51억 원, 중간배당액과 그에 관한 이익잉여금 적립액을 합산하면 2106억 원이며 정기주총에서 승인된 이월이익잉여금과의 차액은 586억 원에 불과하다.

고려아연의 경우 재무제표의 승인기관은 주주총회이며 이익잉여금처분계산서는 상법상 재무제표의 일부를 구성하고 있다. 고려아연은 상법상 배당가능이익 계산 시 공제항목에 더해 정관 규정을 통해 이익잉여금 처분 시 임의적립금을 적립하도록 별도의 항목으로 명시하고 있고, 이에 근거해 수십 년 간 관행적으로 영업이익의 일부를 해외투자적립금 및 자원사업투자적립금으로 적립해 왔다. 그 누적액은 올해 6월 30일 기준 3조 4140억 원(해외투자적립금), 3조 2200억 원(자원사업투자적립금)에 달한다.

만약 고려아연이 자기주식 공개매수를 진행할 경우 위와 같이 수십 년 간 목적을 특정해 적립해 온 임의적립금의 목적을 전환해야 하지만, 그러한 권한은 이사회가 아닌 주주총회에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즉, 고려아연의 2023년도 이익잉여금처분계산서에 따른 이월이익잉여금의 규모상 고려아연은 추가적인 자기주식 취득을 진행할 한도가 남아 있지 않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임의준비금의 목적 전환을 위한 주주총회 결의가 선행되지 아니하는 한, 이사회의 결의 만으로 자기주식 공개매수를 결정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며 “이사회의 결의를 통해 자기주식 공개매수를 추진하는 것 자체가 권한 범위를 넘는 위법 행위로 비춰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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