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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분 60% 이상 확보”…최윤범 측, 영풍정밀 대항공개매수 돌입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최창규 영풍정밀 회장 등 출자 제리코파트너스

주당 3만원에 영풍정밀 공개매수해 최종 지분 60.3% 이상으로 확대 추진

영풍정밀은 고려아연 지분 1.85% 보유한 경영권 분쟁 캐스팅 보트

장형진(왼쪽) 영풍 고문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사진제공=영풍·고려아연




최윤범 고려아연(010130) 회장, 최창규 영풍정밀(036560) 회장을 비롯한 최씨 일가 3인이 고려아연 지분 1.85%를 보유한 계열사 영풍(000670)정밀에 대한 대항공개매수에 나선다. MBK파트너스와 영풍의 고려아연 공개매수에 맞서 본격적인 반격에 나선 셈이다.

2일 제리코파트너스(Jerico Partners)는 이날부터 21일까지 영풍정밀에 대한 대항공개매수에 나선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최창규 영풍정밀 회장과 최창영 고려아연 명예회장,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출자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이다.

이번 대항공개매수는 영풍정밀 지분을 최대 25% 확보함으로써 공개매수 완료 후 총 60%가 넘는 지분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별도의 최소 수량은 없다. 지난달 13일 MBK파트너스가 시작한 영풍정밀 공개매수에 대항하는 성격으로 MBK 측의 공개매수기간 종료일(10월 4일)을 이틀 앞두고 본격적인 반격에 돌입했다. 영풍정밀은 장형진 영풍 고문을 비롯한 장씨 일가가 지분 21.3%를, 최씨 일가는 지분 35.3%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리코파트너스가 제시한 공개매수 가격은 주당 3만 원으로 MBK파트너스가 내세운 주당 2만5000원보다 5000원(20%) 높다. 또한 지난달 30일 영풍정밀 종가인 2만5300원과 비교하면 4700원(19%) 가량 높다. 이번 대항공개매수로 영풍정밀 현 경영진에 대한 우호지분이 최대 25%(393만7500주) 가량 늘어나면 지분율은 기존 35.31%에서 최대 60.3%로 확대된다. 이로써 영풍정밀 현 경영진은 영풍정밀에 대한 지배력을 더욱 공고히 하고 경영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

최 회장 측이 본진인 고려아연보다 영풍정밀 경영권 확보를 위한 대항 공개매수에 먼저 나선 것은 영풍정밀이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 1.85%가 향후 치열한 경영권 분쟁에서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MBK연합의 희망대로 영풍정밀 경영권을 확보하면 최 회장 측으로부터 고려아연 지분 1.85%를 확보하는 만큼 사실상 의결권을 3.7% 확보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누리게 된다. 한국 자본시장 역사에서 경영권 갈등과 관련해 공개 대항 매수가 이뤄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영풍정밀은 지난 40여년간 ‘세계에서 펌프와 밸브를 가장 잘 만드는 회사’라는 목표 아래 꾸준한 성장을 거듭해왔다. 과거 외국에 의존하던 산업용 펌프를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고 고효율 펌프와 밸브를 개발해 석유화학과 정유, 제련 등 여러 국가기간산업의 발전을 지원해왔다. 또한 뿌리 산업인 주물업으로 국방 프로젝트에도 참여하며 사회적 책임도 다하고 있다.

영풍정밀 측은 “기업가치 증대에 관심이 없는 MBK파트너스가 오로지 고려아연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공개매수에 나선 것을 저지하고 기존 주주들이 지지하는 회사의 경영 방침과 지속성장을 향한 비전, 그리고 주주친화정책 등을 예정대로 실행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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