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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 中 부양책 제대로 효과 보려면

■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글로벌매크로팀장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글로벌매크로팀장




지난달 24일 중국 금융 당국이 한자리에 모여 좀체 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는 중국 경기를 되살릴 방안을 논의했다. 금융 당국은 논의 끝에 금리와 지준율 인하를 통해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한다는 대책을 발표했다. 1년물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를 30bp(1bp=0.01%) 낮췄으며 7일물 역환매조건부채권(역레포) 금리도 기존 1.7%에서 1.5%로 20bp 인하한다고 밝혔다. 부동산 담보 대출 금리와 지준율 역시 기존보다 50bp 낮추며 부동산 부양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후 지난달 26일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주재로 중국 공산당 정치국 회의가 열렸다. 재정 정책을 보강할 것이라는 논의가 추가됐다. 그만큼 중국 내부 사정이 악화됐다는 방증이다.

중국 금융 당국이 합동해 대책을 내놓았음에도 중국 정책과 경제성장에 대한 기대는 여전히 매우 낮다. 지난 2~3년 내내 투자자들의 기대가 번번이 꺾였던 탓이다. 통화 정책을 통한 부양 정책의 연속성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말 기준 중국의 GDP(국내총생산) 대비 정부와 가계 합산 총 부채 비율은 283%로 한국(269%)을 넘어섰다. 아울러 중국 제조업 경기를 1분기 선행 하는 협의통화(M1)도 전년 동기 대비 7.3% 감소 중이다. 금리 인하 효과가 나타나더라도 빠르게 하락 중인 중국 제조업 경기가 상승세로 돌아서기란 쉽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급등한 증시만으론 중국 경기 회복을 예단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올해 1~8월 누적 기준으로 중국의 국가별 수입 동향을 보면, 중국 수입이 가장 크게 감소한 국가는 독일, 프랑스 등 유럽과 뉴질랜드, 사우디 등 원자재 수출국들이다. 만약 정말로 중국 정책에 대한 신뢰가 높다면 유럽 등 미국 이외 지역 주가 회복 속도가 지금보다 훨씬 더 빨라야 했다. 최근 증시 급등은 그동안 글로벌 증시 대비 부진했던 괴리를 메우는 과정이라 판단된다.

중국 정부 정책 전환이 효과를 보였던 지난 2015년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당시 중국 정부는 금리 인하와 부동산 규제 완화에 이어 재정 정책도 동반했다. 2015년 초 중국 GDP 대비 재정 적자는 -2%대에서 다음 해인 2016년 하반기 -4~5%대까지 확대됐다. 재정 정책까지 동반이 돼야만 투자자들의 중국 경제와 증시에 대한 신뢰가 높아질 것이다.

투자 차원에서는 제조업보다는 서비스와 소비 업종에 더 관심을 기울일 것을 추천한다. 보통 중국 관련주라고 하면 철강이나 화학 등 소재주들이 떠오른다. 철강이나 화학도 지난 1년여 동안 부진했기 때문에 충분히 반등할 여력은 있다. 그러나 좀 더 길게 보면 소비재가 나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한국 수입을 품목 별로 보면 전자기계장비, 즉 테크(Tech) 제품 수입 규모가 가장 많다. 반면 화학과 철강 등 소재 품목에 대한 수입은 꾸준히 감소 중이다. 만약 중국 경기가 제대로 좋아진다면 소재 산업 주가가 더 빠르게 반등할 것이나 구조적으로 성장을 주도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반면 화장품 등 소비재는 상대적으로 제조업 경기 영향을 덜 받을 뿐만 아니라 올 들어 미국 내 소비자들에게도 인기를 끌고 있어 앞으로도 좋은 성적을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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