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경기부양책을 내놓자 중국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인 ‘중학개미’가 돌아오고 있다. 이달 주식 보관액은 올해 최고로 치솟았다.
2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투자자들이 홍콩을 통해 중국 상하이·선전 증권거래소에 투자한 주식 보관액은 9억 5683억 달러(약 1조 2630억 원)로 올해 최고치를 달성했다.
이는 전월 대비 1억 5323만 달러(약 2023억 원) 상당 증가한 금액이다. 홍콩을 포함하면 같은 기간 중화권 주식 보관액은 6억 3586만 달러(약 8393억 원) 늘어난 29억 9770만 달러(약 3조 9570억 원)로 최근 1년 새 최대를 기록했다.
올 5월부터 4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던 중국 주식 보관액이 지난달 반등한 이유는 중국 정부가 연이어 경기 부양책을 발표하며 증시가 급등한 덕분이다.
지난달 24일 중국 인민은행이 지급준비율을 0.5%포인트 내린 데 이어 정책금리, 주택담보대출 금리 등을 내려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겠다고 밝히자 중국 증시는 크게 올랐다.
특히 증시 지원을 위해 총 8000억 위안(약 150조 3200억 원)을 투입하겠다고 발표한 것도 투자 심리 개선에 기여했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중국 증시의 상승세가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주가 급등으로 그간 중국 시장을 외면해 왔던 외국인 투자가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지연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 정책 패키지가 중국 증시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들의 관심을 다시 끌어들이는데 효과적이었다”며 “중국 당국이 시장에서 기대하던 재정 정책 계획을 예상보다 빠르게 발표하면서 정책 기대감이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달 7일까지 국경절 연휴로 중국 본토 증시가 쉬어 가지만 대체적으로 연휴 이후 증시가 올랐기 때문에 이러한 추세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김시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 부양책과 더불어 시내 면세점 정책, 지역별 소비 활성화 정책 등 긍정적인 요소가 더 많기 때문에 국경절 연휴 후 증시 상승 확률 가능성이 더 클 것으로 본다”며 “통상적으로도 국경절 연휴 이후 본토 증시는 하락보다 오른 경우가 더 많았다”고 진단했다.
유의할 대목은 이번 상승 랠리가 중장기적인 추세적 상승으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다는 점이다. 경기 부양책의 규모가 중국 전체 경기 흐름을 바꾸기에는 부족하다는 판단에서다. 그런 만큼 투자자라면 경기가 실질적으로 회복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시그널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우 연구원은 “중국 정부가 지난달 발표한 정책 내용은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미적지근한 정책 강도에 비해 시장 반응이 지나치게 과열된 모습”이라며 “증시의 상승 랠리가 계속되기 위해서는 중국 경기의 반등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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