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MBK파트너스가 주당 83만원으로 또 한번 고려아연(010130) 공개매수가를 높이는 초강수를 뒀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4일부터 주당 83만원에 자사주 취득 공개매수로 반격을 하자 영풍정밀(036560)에 이어 재차 베팅에 나선 것이다. 당초 4일 종료될 예정이었던 공개매수는 2라운드로 접어들면서 장기전이 될 전망이다.
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MBK는 고려아연 주가가 공개매수가인 75만원을 넘어서자 83만원로 올리는 결단을 내렸다. 최소 물량 제약도 없앴다.
최 회장 측이 지난 2일 이사회 결의와 달리 최소 매수 수량 121만 5283주(5.87%)에 대한 제약을 없애는 승부수를 던지자 주가가 이날 장 초반부터 75만원을 뚫고 올라갔기 때문이다. 종료일은 14일까지로 연장된다.
최 회장 측은 최대 372만6591주(18%) 확보를 목표로 주당 83만원의 자사주 공개매수를 이날부터 시작했다. 최 회장은 백기사로 참전한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베인캐피탈에 일가 지분을 담보로 잡혔다. 최씨 일가가 보유 중인 고려아연 지분은 약 11%다. 베인캐피탈은 예외적 사유가 발생하면 최 회장 등이 보유한 고려아연 주식에 대해 매각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갖는 내용으로 최 회장과 주주 간 계약을 체결했다.
일각에서는 최 회장이 경영권 방어를 위해 단기 차입금을 3조1000억 원 늘려 자사주 취득 후 소각을 하는 데 대해 무리수를 뒀다는 지적도 나온다.
MBK가 공개매수로 확보할 물량은 당초 최소 144만5036주(6.98%)에서 최대 302만4881주(14.61%)였다. 고려아연의 유통물량은 국민연금 보유 물량 등을 제외하면 약 19%로 추산된다.
양측은 고려아연 지분 1.85%를 보유하고 있는 영풍정밀에 대해서도 똑같이 주당 3만원에 공개매수를 진행 중이다. 이날 영풍정밀 주가는 3만원을 돌파한 만큼 최 회장 측이 추가 카드를 꺼내는 방안이 유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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