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단독] '여캠' 춤추는 '아프리카TV'…BJ들은 600억 쓸었다

작년 별풍선 상위 10명 656억 실수령

한명 제외하고 모두 '엑셀방송' 운영자

1위는 200억 수익…올해는 두배 전망

"아프리카TV와 당국의 관리·제재 필요"

여성 BJ들이 번갈아 나와 춤을 추며 별풍선을 받아가는 ‘엑셀방송’. 방송 하단에는 별풍선 순위 내역이 엑셀처럼 표시됐다. 아프리카TV 캡처




#여성BJ(여캠)들이 한 명씩 무대로 나와 선정적 춤을 추고, 시청자들은 마음에 드는 여성 BJ에게 별풍선(후원금)을 쏜다. BJ들은 후원자들의 닉네임을 언급하며 “감사합니다”를 연발한다. ‘사장’이자 진행자인 남성 BJ는 여성 BJ들에게 별풍선이 부족하다고 압박한다. 한 번 방송 때마다 대개 12시간 이상 라이브가 이뤄지는데 여성 BJ들은 내내 자극적인 춤과 몸매 어필을 이어간다.

아프리카TV에서 볼 수 있는 ‘엑셀 방송’의 모습이다. 화면 하단에 BJ 이름과 후원액 순위가 엑셀처럼 표시됐다는 데서 붙여진 명칭이다. 지난해 아프리카TV 별풍선 상위 10명의 BJ 중 한 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엑셀방송 운영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위를 기록한 ‘BJ커맨더지코’는 아프리카TV로부터 200억원 가량을 실수령했고 2,3위 BJ들도 100억원대를 받았다. 2022년엔 상위 10명 중 2명에 불과했던 엑셀방송 BJ가 2023년과 올해(8월 기준)엔 상위 10명 중 9명이나 됐다.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 연합뉴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이 6일 아프리카TV로부터 받은 자료 등에서 이같은 사실이 확인됐다. 아프리카TV는 지난해 별풍선 상위 10명의 BJ들에게 총 656억 원을 지급했다. 상위 10명 BJ들의 실수령 총액은 2021년 132억원, 2022년 214억원이었다. 1년 만에 3배 이상 급증한 것이다. 아프리카TV 별풍선 상위 10명 BJ와 별풍선 환전액이 공개된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구체적으로 지난해 1위는 200억여원, 2위 110억여원, 3위 100억여원, 4~5위 40억여원, 6~7위 37억여원, 8위 36억여원, 9위 29억여원, 10위 27억여원의 수익을 올렸다. 1위는 BJ커맨더지코로 지난해 별풍선 3억개를 받고 아프리카TV로부터 200억여원을 환전받았다. 특히 BJ커맨더지코는 이미 올해 8월까지 별풍선 3억개를 받은 것으로 확인돼, 올해 수익은 작년을 훨씬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엑셀방송이 여성을 ‘초이스’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술이 빠지지 않다 보니 ‘사이버 룸살롱’이라는 멸칭도 생겼다. 회사 콘셉트의 방송에서는 여성 BJ들에게 후원금에 따라 대리·과장·차장·부장 등의 직급을 부여하고 이후 수익을 분배한다. 사장 BJ는 여성 BJ들에게 “사원으로 끝나면 아쉬울 것 같다”며 경쟁을 부추긴다. 여성 BJ들은 ‘승진’하기 위해 섹스 어필 수위를 높이고 “부장이란 직책을 달게 해주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라며 인사한다.

엑셀방송이 아프리카TV·유튜브 등 인터넷을 빠르게 점령하고 있지만 아프리카TV는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프리카TV 관계자는 “자체 규정 가이드라인을 가지고 24시간 모니러팅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경쟁 플랫폼인 네이버 ‘치지직’은 범죄 이력이 있거나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스트리머의 방송 활동을 제한하는 등 더 강한 제재를 하고 있다. BJ 감동란(본명 김소은)은 지난 8월 BJ의 마약 구속 사건과 관련해 "실제로 형을 살거나 논란거리가 일더라도 문제없이 복귀해서 매달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의 수입을 올리며 잘만 살아간다”며 꼬집었다.

아프리카TV는 엑셀방송의 가파른 성장에 힘입어 매년 역대 최고 실적을 경신하고 있다. 지난해엔 매출 3476억원을 기록, 전년 대비 10.4%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903억원으로, 전년 대비 9.6% 늘었다. 수익 챙기기에만 급급해 여성의 성상품화 등을 방치한다는 비판이 잇따르자 올 초에는 ‘숲(SOOP)’으로 사명을 변경해 이미지 탈피를 시도했다.

끊이지 않는 논란에 정찬용 아프리카TV 대표는 오는 24일부터 열리는 과방위 종합 국정감사에 출석해 BJ·시청자 간 사행성 유도와 청소년 도박 문제 등에 답하게 됐다. 박충권 의원은 “아프리카TV에서는 선정적 콘텐츠뿐 아니라 별풍선을 매개로 한 BJ들의 갑질도 이뤄지고 있다”며 “아프리카TV의 자정 노력과 당국의 엄격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