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리테일·기업금융 서비스를 종합적으로 제공하는 통합 점포를 확대하는 등 지점 효율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지속적으로 점포를 줄여온 데다 비대면 서비스가 늘어남에 따라 오프라인 점포 대형화를 통해 지역 거점에서 종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시너지를 높일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올 연말까지 서울 영등포·중구, 대구, 광주 등 영업점 5곳을 통합해 대형 점포로 전환할 계획이다. 한 지점 안에서 개인·기업금융으로 공간과 기능이 나누어져 있던 것을 통합해 복합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신한은행은 올 들어 전국 13곳의 점포를 통합했다. 이 가운데 2곳은 한 점포가 다른 점포에 흡수되는 방식의 통합을 진행했고 나머지 11곳은 기존 위치에서 기업·개인금융 칸막이를 없애는 방식으로 통합 대형화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과거에는 리테일금융과 기업금융 사이에 명확한 선이 그어져 있어 같은 주소라도 내부적으로 다른 점포로 구분해 사용했다”며 “이제는 종합적인 서비스를 원하는 고객이 늘어나며 경계를 허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넓고 쾌적한 영업점에서 전문 상담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우리은행은 내년 초 서울 서대문·신림, 대전, 하남, 판교 등 5곳의 영업점을 통합한다. 우리은행은 꾸준히 점포 통합과 대형화를 추진해왔다. 이달 김포공항화물청사는 김포공항점으로 통합하고, 중구에 위치한 대기업강북지점은 대기업영업1부로, 영등포 대기업FI센터는 FI영업2부로 확대한다. 11월에는 광주기업금융센터를 광주금융센터로, 대구기업영업센터를 대구금융센터로 대형화할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책무구조도 정식 시행을 앞두고 지점 대형화를 통해 금융 사고를 예방하려는 포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소수 인원으로 운영되는 작은 점포의 경우 권한이 집중되는 만큼 금융 사고 예방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신한은행은 최근 은행권 가운데 가장 먼저 내부통제 책무구조도를 금융 당국에 제출하고 시범 운용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우리은행도 시범 운영에 참여하기 위해 내달 중 책무구조도를 조기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