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겨울론’에 대장주 삼성전자(005930)의 주가가 연일 하락하면서 시가총액 비중이 2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내려 앉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외 증권사들은 잇따라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내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메모리 업계의 부정적 전망이 과도하다며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9월 유가증권시장 내 삼성전자 보통주 시가총액 비중은 18.61%로 집계됐다. 우선주와 합산시 시총 비중은 20.72%로 지난 2022년 10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블랙먼데이’ 급락 장세가 연출된 8월과 비교해도 시총 비중은 보통주 기준 2.46%포인트(P) 줄었고 우선주 포함시 2.67%P 감소했다.
시총 비중은 해당 기간 매일 거래된 삼성전자 최종 시가의 총액을 유가증권시장에서 거래되는 모든 종목의 최종 시가 총액을 합한 금액으로 나눈 비율을 1개월 평균한 수치다.
이같은 시총 비중 감소는 주력인 반도체 사업이 지난해 부진을 겪은 데 이어 경쟁사 대비 회복 속도가 더딘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최근 인공지능(AI) 시장 확대로 급부상한 고대역폭 메모리(HBM) 시장의 주도권을 SK하이닉스(000660)에 뺏기고 ‘큰손’ 고객인 엔비디아 납품도 늦어지면서 우려가 커지는 양상이다.
이에 국내외 증권가는 9월 이후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줄줄이 내리고 있다. 맥쿼리증권은 지난달 25일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기존 12만 5000원에서 6만 4000원으로 내리고 투자 의견은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메모리 부문이 다운 사이클에 진입하면서 수익성이 악화하고 D램 등 메모리 공급 과잉에 따라 평균판매단가(ASP)가 내림세로 전환하면서 수요 위축이 실적 둔화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는 이유에서다. 국내 증권사들도 대부분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10만 원 이하로 낮췄다.
다만 일각에서는 삼성전자의 현재 주가가 역사적 저점에 근접한 만큼 매수 기회라는 전망도 나온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HBM3e 양산 품질 검증에 대한 거듭된 실망감과 HBM 공급 과잉 우려, 낸드 업황 악화 등을 이유로 7월 고점 대비 30% 급락했다”다면서도 “현재 주가 수준에서는 엔비디아 양산 테스트 완료나 D램 업황도 양호하다는 안도감 등 만으로 충분한 수준의 반등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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