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기준금리 인하에 이어 중국이 대규모 경기 부양책을 발표하면서 석유, 금, 구리 등 원자재 관련 주식들이 고공비행하고 있다. 특히 이란과 이스라엘의 확전에 더해, 올 겨울 혹한이 다가올 것이라는 전망에 천연가스 가격은 연일 급등하는 모양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규모 공습을 감행한 지난달 5일부터 이달 4일까지 ‘메리츠 블룸버그 2X 천연가스선물 ETN(상장지수증권)(H)’은 39.67%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KB 블룸버그 레버리지 천연가스 선물 ETN’과 ‘신한 블룸버그 2X 천연가스 선물 ETN’도 각각 38.07%, 38.10% 올랐다. 올 겨울 라니냐 현상으로 북반구에 혹한 추위가 예고된 데다 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이 격화하자 원자재 가격이 출렁이고 있기 때문이다. 천연가스 가격 상승에 투자하는 ETN은 지난 7~8월 역성장하다가,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선물 가격이 겨울철 난방 수요를 선반영하면서 이달 양의 상승률로 전환했다.
한편 중국이 지난달 24일 지급준비율 인하를 비롯한 대대적인 경기 부양책을 발표하면서 금·은·구리 등 금속 가격도 급등하고 있다. ‘KB 레버리지 은 선물 ETN(H)’과 ‘삼성 레버리지 구리 선물 ETN(H)’는 같은 기간 31.51%, 24.75% 상승했다. 은과 구리는 산업 전반 분야에서 사용돼 대표적인 실물경기 선행 지표로 쓰인다. 달러로 주로 거래되는 금도 지난달 미 연준(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빅컷’ 인하 이후 고공세다. 달러 가치가 떨어질수록 금 수요는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동 기간 ‘메리츠 레버리지 금 선물 ETN(H)’는 13.77% 올랐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달러 지수와 금리 하락은 대체로 원자재 가격에는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지만, 경기 우려가 부각되면 실물 수요 둔화를 반영해 하락 전환할 가능성도 있다”면서 “중국의 경기 개선이 가시화하는지 등 9월 이후 글로벌 경기의 향방을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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