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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환점 돈 부국제…글로벌 OTT 존재감 속 엔터명가 CJ "1조 투자" 세력·건재한 과시

넷플릭스 영화 '전,란'으로 개막작…BTS RM 다큐 상영 등 대중성↑

갈수록 커지는 글로벌 OTT 존재감…CJ도 세 과시 "콘텐츠에 1조 투자"

티빙 팝업스토어 드라마 촬영장 재현하고 배우들도 찾아 방문객 1만3천명 인기

지난 4일 넷플릭스는 부산 해운대의 한 호텔에서 '넥스트 온 넷플릭스: 2025 한국 영화' 행사를 개최하고 내년 라인업을 공개했다. 이 자리에는 연상호, 변성현 등 7명의 감독이 참석했다.




배우 강동원과 박정민이 2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에서 열린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식에서 레드카펫을 밟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일 개막한 아시아 최대 영화 축제인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가 7일 엿새째를 맞이하며 후반부에 접어들었다. 오는 11일까지 열리는 이번 부국제는 넷플릭스, 티빙 등 OTT 작품을 비롯해 글로벌 K팝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리더 RM이 입대 전 다큐멘터리를 최초로 선보이는 등 예년보다 대중성을 확보하고 젊은 관객층에게 다가갔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이번 영화제는 막대한 자본으로 국내 감독 등 크리에이터들을 빨아들이고 있는 글로벌 OTT 넷플릭스의 세력 과시 속 엔테인먼트 명가인 CJ가 콘텐츠에 1조원을 투자할 것이라는 ‘깜짝 발표’를 하는 등 건재함과 세력을 과시해 기대감을 높였다.

일본 배우 마츠시게 유타카가 2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에서 열린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식에서 레드카펫을 밟고 있다. 연합뉴스


우선 올해 개막작은 넷플릭스의 영화 ‘전, 란’이었다. 박찬욱 감독이 각본과 제작에 참여했으며, 역동적인 검술 액션과 박진감 있는 이야기로 관객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 다만 극장에서 개봉하는 게 더 적합했던 영화라는 의견도 나왔다. 부국제를 찾아 ‘전, 란’을 관람한 한 관객은 “봉준호의 ‘옥자’처럼 극장에서 먼저 잠깐이라도 개봉을 해도 좋을만큼 완성도가 높은 ‘극장영화’로 보였다”고 전했다.

해외 작품 중에서는 대중적 작품을 야외극장에서 상영하는 오픈 시네마 섹션에 초청된 '고독한 미식가 더 무비'가 인기를 끌었다. 마쓰시게는 이번 영화제 개막식 레드 카펫에서도 음식을 먹는 퍼포먼스를 선보여 화제가 됐다.



이날 야외극장에서 상영되는 '알엠: 라이트 피플, 롱 플레이스'도 이번 영화제의 대중성을 보여주는 초청작으로 꼽힌다. BTS RM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인 이 작품도 관객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전,란'이 개막작으로 선정된 데서 보듯 이번 영화제에선 갈수록 커가는 OTT의 영향력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 넷플릭스는 영화제가 열린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 인근 빌딩에 '전,란'과 '지옥' 시즌2 대형 광고를 나란히 내걸어 존재감을 과시했다. 지난 4일 밤에는 해운대구의 한 호텔에서 '넥스트 온 넷플릭스: 2025 한국 영화' 행사를 열어 내년에 내놓을 오리지널 영화 7편의 라인업도 공개했다.



4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CGV 센텀시티점에서 열린 'CJ 무비 포럼'에서 패널들이 토론하고 있다. 사진 제공=CJ ENM


배우 이준혁·박성웅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열린 ‘티빙 하이라이트 인 부산 팝업’에 참석해 ‘좋거나 나쁜 동재’존 서동재 검사실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 제공=티빙


같은 날 CJ ENM(035760)은 CGV, 티빙, 스튜디오드래곤 등 CJ의 콘텐츠·미디어 계열사와 함께 'CJ 무비 포럼'을 개최했다. 막대한 자본을 앞세워 감독 등 크리에이터들을 빨아들이고 있는 넷플릭스에 맞서 국내 대표 엔터테인먼트 기업 CJ ENM도 세를 과시한 것이다. 이 자리에서 윤상현 CJ ENM 대표는 연간 1조원 규모의 콘텐츠 투자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티빙도 2일부터 5일까지 ‘티빙 하이라이트 인 부산 팝업’ 프로그램을 열었다. 이 행사에는 초청작 배우들이 대거 참석해 관객들과 대화 및 사진 촬영을 진행했으며, 행사 기간 동안 무려 1만3000명이 다녀갔다. 행사장을 찾은 한 관객은 “드라마 배경 그대로 재현해서 넘 신기했다"며 “기대도 안 했는데 배우들도 와서 사진도 찍어주셔서 감동이었다”고전했다.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이 6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영상산업센터에서 열린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마스터클래스 '구로사와 기요시: 장르영화의 최전선'에서 질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영화제의 키워드는 대중성이었지만 영화인과 영화 애호가들이 주목할 만한 행사도 이어졌다.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을 받은 일본의 거장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은 기자회견과 마스터클래스 등을 통해 영화 팬과 소통했고, 갈라 프레젠테이션 섹션에서 신작 '클라우드'와 '뱀의 길'을 선보였다. 스페인 거장 미겔 고메스 감독은 특별 기획 프로그램으로 올해 칸국제영화제 감독상 수상작인 '그랜드 투어'를 비롯한 8편을 상영하고 관객을 만났다. 중국의 지아장커 감독과 프랑스의 파트리샤 마쥐이 감독도 각각 '풍류일대'와 '보르도에 수감된 여인'을 가지고 부산을 찾았다.

영화계에서 여성의 지위를 높인 사람에게 수여되는 까멜리아상의 첫 수상자인 류성희 미술감독도 주목받았다. 그는 5일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길을 돌아보며 후배 여성 영화인을 격려하는 메시지를 내놨다.

논란을 일으킨 작품도 있었다. 지난해 10월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을 배경으로 한 대니 로젠버그 감독의 영화 '개와 사람에 관하여'는 이스라엘이 벌이고 있는 전쟁을 미화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일부 시민단체가 반대 시위에 나서면서 첫 상영일 관객과의 대화(GV)가 취소되기도 했다. 5일 열린 GV에선 로젠버그 감독과 관객 사이에 열띤 대화가 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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