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010130)이 MBK파트너스·영풍(000670) 연합에 맞서 영풍정밀(036560) 대항 공개매수 주관사의 추가 선임 방안을 검토 중이다. 온라인 청약 시스템을 갖춘 KB증권과 기존 하나증권을 복수 주관사로 내세워도 되는지 관련 법률을 살펴보는 단계다.
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영풍정밀 대항 공개매수 추가 주관사 선정 작업을 진행 중이다. 기존 주관사인 하나증권에 KB증권을 추가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IB 업계 관계자는 “복수 주관사 선정이 가능한 지 법률 검토를 받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현행 자본시장법은 공개매수 주관사 수에 별도 제한을 두고 있지 않다. 그러나 그간 국내에서 진행된 공개매수는 모두 단독 주관사가 담당해 왔다. 구체적인 허용 여부는 금융 당국의 해석과 실무 관행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현실화할 경우 국내 공개매수 역사 상 첫 복수 주관사 선정 사례가 된다.
고려아연은 지분 확보 경쟁에서 MBK·영풍 연합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복수 주관사 선정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MBK·영풍은 온라인 청약이 가능한 NH투자증권과 손 잡은데 반해, 고려아연은 오프라인 청약만 가능한 하나증권을 택해 투자자 접근성이 다소 미흡하단 평가를 받았다. KB증권은 주관사 선정을 위해 다각도로 고려아연 측과 접촉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 KB증권은 지난 8월 온라인 청약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공개매수 주관 실적을 쌓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해 왔다.
한편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자신이 출자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제리코파트너스 이사회를 전날 열고 영풍정밀 공개매수 상향 및 매수 물량 확대(기존 25%)에 대해 논의했다. 구체적인 결론을 내지 못한 채 추가 논의를 이어가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복수 주관사 선정, 공개매수 상향 및 매수 물량 확대 결정은 기간 변경 없이 정정 가능한 11일에 임박해서야 이뤄질 전망이다. 현재 영풍정밀 공개매수가는 MBK와 최 회장 모두 3만 원이다.
일각에서는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 주관사도 추가로 선정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도 오프라인 청약 시스템만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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