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압 측정 시 팔의 위치에 따라 수축기 혈압이 최대 6.5mmHg 차이 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존스홉킨스 의과대학 연구팀이 8일(현지시간) 의학저널 'JAMA 내과학'에 게재한 논문에 따르면, 팔을 책상에 올려놓은 경우와 비교해 옆구리에 붙인 경우 수축기 혈압이 평균 6.5mmHg, 무릎 위에 올려놓은 경우 3.9mmHg 높게 측정됐다.
연구를 주도한 태미 브래디 박사는 "팔 위치에 따른 혈압 차이가 이렇게 클 줄은 예상치 못했다"며 "환자들이 정확한 혈압 측정 방법을 숙지하고, 의료진에게 올바른 방식을 요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18세에서 80세 사이의 성인 133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팔을 책상에 올려놓은 상태, 무릎 위에 올려놓은 상태, 옆구리에 붙인 상태 등 세 가지 자세로 각각 혈압을 측정했다.
미국심장학회(AHA)는 정확한 혈압 측정을 위해 팔을 지지대에 올려놓고, 혈압계 커프를 심장 높이에 맞추며, 발을 바닥에 평평하게 두고 등을 지지한 상태로 측정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뉴욕대학교 의과대학의 카린 싱어 교수는 "팔 위치에 따른 혈압 차이가 이렇게 크다는 점이 명확히 밝혀진 것은 처음"이라며 연구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잘못된 측정으로 인한 과대 진단은 불필요한 약물 처방으로 이어질 수 있다. UCLA 헬스의 메건 카마스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는 단순한 설계로 실제 임상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발견을 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고 평가했다.
미국 성인의 약 절반이 고혈압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혈압은 뇌졸중, 심장마비 등 심각한 심혈관 질환의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환자들이 혈압 측정 시 올바른 자세를 취하도록 요구하고, 의료진 역시 정확한 측정 방법을 준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혈압 측정값에 의문이 들 경우 재측정을 요청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