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수명 연장이 한계에 부딪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현재의 어린이들도 100세까지 살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8일(현지시간) 과학저널 '네이처 에이징'(Nature Aging)에 따르면, 시카고 일리노이대 공중보건대학의 제이 올샨스키 교수 연구팀은 기대수명 증가 속도가 현저히 둔화됐다고 밝혔다.
올샨스키 교수팀은 한국, 일본 등 평균수명 상위 8개국과 미국을 포함한 9개국의 1990년부터 2019년까지 기대수명 추정치를 분석했다. 그 결과 2019년 태어난 여아의 100세 도달 확률은 5.1%, 남아는 1.8%에 불과했다.
기대수명 증가 속도도 크게 둔화됐다. 1990년대에는 10년마다 2.5년씩 늘어났으나, 2010년대에는 1.5년으로 줄었다. 특히 미국은 이 기간 기대수명이 전혀 증가하지 않았다.
연구팀은 "의료기술 발달로 아이들의 50%가 100세까지 살 것이란 예측에 익숙해졌지만, 이는 현실과 동떨어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올샨스키 교수는 "34년 전인 1990년에도 기대수명이 평균 85세에 그칠 것이라 예측했다"며 "현재 연구 결과는 이를 입증한다"고 강조했다.
기대수명 증가가 한계에 부딪힌 이유는 현재 의료기술로는 노화 자체를 늦추거나 막을 수 없기 때문이다. 올샨스키 교수는 "의료와 생명 연장 기술이 발전해도 기대수명 연장에 미치는 영향은 점점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수십 년간 100세 이상 인구가 증가할 수 있지만, 이는 단순 인구 증가 때문일 뿐이라고 분석한다. 올샨스키 교수는 "대부분 국가에서 여성의 15% 미만, 남성의 5% 미만만이 100세를 넘길 것"이라며 "이러한 비율은 제한적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미국의 경우 약물 과다 복용, 총기 사고, 비만, 의료 서비스 불평등 등으로 많은 이들이 노년기 이전에 사망해 기대수명이 정체된 것으로 나타났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