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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 발전 IT관리 1위…기업 전기료 절감 돕죠" [스케일업리포트]

■이영호 엔라이튼 대표 인터뷰

태양광 발전소 '4곳 중 1곳' 등록

전력 생산량·고장 등 실시간 확인

한샘 등 공장에 지붕 태양광 설치

온실가스 저감·RE100 이행 기여

신규고객 늘어 손익분기점 넘을듯

내년엔 日·동남아 등 진출도 고려





국내 최대 농기계 업체인 대동그룹 자회사인 대동모빌리티는 올해 4월 대구에 위치한 스마트 모빌리티 생산 공장에 3MW(메가와트) 규모의 지붕형 태양광 발전 시설을 설치했다. 자가용 태양광 설비 기준 국내 최대 규모로 연간 1508톤의 온실가스 배출을 줄일 수 있다. 또한 20년 간 전기요금 절감 등 총 100억 원의 경제적 이익을 창출하는 한편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를 통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에도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대동모빌리티의 태양광 설비 구축·운영을 책임진 곳은 바로 에너지 분야 스타트업 엔라이튼이다. 공장 가동으로 인해 전력 소모가 많은 국내 제조 기업이 쉽게 재생에너지를 활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서비스를 지원하는 것이다.

IT 플랫폼에 2만6000곳 태양광 발전소 등록


이영호(사진) 엔라이튼 대표는 8일 서울 송파구 시그마타워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태양광 발전소 구축 및 정보기술(IT) 플랫폼 운영 등 통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면서 “사업 초기에는 투자 수익을 얻으려는 소규모 태양광 발전 사업자가 대부분 고객이었다면 최근에는 중견기업이나 대기업이 공장이나 빌딩 운영에 필요한 전기를 충당하기 위해 우리를 찾고 있다”고 밝혔다.

‘솔라커넥트’라는 이름으로 2016년 출범한 엔라이튼(ENlighten)은 국내 에너지 관련 IT 서비스를 선도하는 스타트업으로 평가받는다. 신재생에너지 발전소나 전기차 충전소 설립에 필요한 금융 자문과 운영 및 관리, 전력 중개 사업 등이 사업 주축이다. 기업 슬로건은 ‘에너지를 모아 연결 그 이상의 가치를 만든다’로 모두가 에너지를 쉽게 생산하고 소비할 수 있도록 기술과 데이터로 에너지 업계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엔라이튼이 운영하는 재생에너지 관리 플랫폼인 ‘발전왕’에는 국내 2만6000개의 태양광 발전소(6.2GW 규모)가 등록돼 있다. 이는 전국 태양광 발전소 13만곳 중 26.3%의 비중으로 단일 서비스 기준 최대 규모와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 대표는 “소규모 태양광 발전소가 70~80%를 차지하는 국내 재생에너지 시장에서 태양광 사업주들이 자신의 발전소가 제대로 관리되고 있는지 파악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며 “관련 데이터를 자동 분석해 필요한 정보를 쉽게 알 수 있도록 해주는 발전왕을 이용하면 하루 전력 생산량과 장치의 이상 유무 등 여러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인공지능(AI) 기술에 기반한 재생에너지 발전량 및 수요 예측 모델을 개발하고 이를 통해 전력망의 안정성 확보와 효율적인 에너지 생산 및 관리에 기여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더 나아가 발전왕을 통해 재생에너지 수요 기업을 대상으로 전력이 수월하게 공급될 수 있다. 실제로 엔라이튼은 2022년 12월 네이버와 재생에너지 전력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네이버는 이를 통해 제2사옥 ‘1784’ 운영에 필요한 전력의 15%를 조달했다. 이 대표는 “발전왕의 핵심 목표는 에너지 생산자와 수요자를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연결해 거래 과정을 단순화하고, 거래비용을 절감하는 것”이라며 “공장이나 빌딩 운영에 필요한 전기를 충당하려는 중견·대기업 고객사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에 수요 늘어


특히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 여파로 인해 재생에너지 기반 전기를 사용하려는 기업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1kWh당 산업용 전기 판매 단가는 153.7원으로 2021년 초(106.6원) 대비 44% 오른 상태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달 발표한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302개 중소 제조기업 중 현재 산업용 전기요금에 대해 부담된다는 응답한 비중이 93%에 달했다.

이 대표는 “2년 전만 해도 산업용 전기 요금이 상대적으로 저렴했지만 지금은 재생에너지 발전 단가가 130원 수준이어서 상황이 역전됐다”면서 “몇 년 간 재생에너지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과 같은 글로벌 스탠다드에 대응하려는 제조 기업들의 사용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애플이 2030년까지 공급망 RE100을 선언하는 등 협력사에 대한 글로벌 기업의 ESG 준수 요구가 강화됨에 따라 수출 비중이 높은 국내 제조 기업의 재생에너지 활용은 점차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실제로 엔라이튼은 한샘 제1공장과 삼화제지 청주공장에 자가소비형 지붕 태양광 발전소를 준공했다. 엔라이튼은 고객사가 전기요금 절감과 동시에 효율적으로 RE100을 이행할 수 있도록 RE100 통합 솔루션을 제공한다. 통합 솔루션 제공을 위해 엔라이튼은 고객사의 전력량을 분석하고, 전기요금 절감 및 RE100 이행 효과를 감안해 최적의 사업구조를 설계한다. 이후 전문적인 지붕 태양광 발전소 건설·운영·관리 등 전 과정을 엔라이튼에서 담당한다.

전기공학 전공 등 전력 거래 관심에 창업 시작


엔라이튼의 이 같은 종합 에너지 사업은 이 대표의 개인적인 관심사에서 비롯했다. 서울대에서 전기공학을 공부한 그는 학창 시절부터 전력망을 고도화해 에너지 이용효율을 극대화하는 전력망인 스마트 그리드 등 전력 거래 분야에 관심이 많았다. 창업 전 증권사에서 일할 당시에도 신재생 에너지 사업개발과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분야로 주된 경력을 쌓았다.

신규 고객사 확보에 힘입어 엔라이튼은 올해 손익분기점(BEP)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누적 투자 유치 규모는 450억 원이다. 이 대표는 내년 주요 사업 목표로 해외 진출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2017년부터 해외 시장 조사를 벌여 왔다. 그는 “한국과 유사한 전력 시장을 갖고 있는 국가는 일본으로 우리나라처럼 소규모 태양광 사업자 비중이 높다”면서 “일본은 태양광 발전량이 한국의 5배가 넘는 큰 시장임에도 IT 전환이 느린 만큼 엔라이튼의 플랫폼 서비스가 현지에서 승산이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진출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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