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조선 업계에 따르면 이날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HD현대중공업 노동조합)는 16일부터 사흘간 모든 조합원이 부분 파업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특히 18일에는 9시부터 17시까지 사실상 하루 내내 파업을 진행하며 사측을 향한 압박 강도를 한 단계 높인다는 계획이다. 노조는 현재까지 10번의 부분 파업을 진행했다.
노조의 단체행동이 잇따라 이뤄지는 배경에는 사측과 기본급 인상 등이 포함된 ‘임금 및 단체 협상안’을 두고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측은 지난달 노조에 기본급 12만 2500원(호봉승급분 포함) 인상, 격려금 400만 원 등의 내용이 담긴 2차 합의안을 제시했다. 이에 노조는 기본급 15만 9800원 인상, 임금피크제 폐기 등을 주장하며 합의안을 거절했다.
나아가 최근에는 노사가 각 사보를 통해 상대를 향해 강도 높은 비난까지 진행하고 있다. 노조 측은 “올해 회사의 매출 및 영업이익이 타사 대비 30% 이상 높을 것으로 전망돼 업계 최고 대우를 받는 건 당연하다”며 “무능한 경영진은 생산 현장에 대한 적절한 보상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압박했다.
반면 사측은 타사 대비 낮은 1인당 매출액을 근거로 노조의 주장에 반대하고 있다. 사측은 “올해 HD현대중공업의 1인당 매출액은 약 9억 9000만 원으로 삼성중공업·한화오션 대비 낮음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높은 기본급 인상을 제시했다”며 “노조는 교섭 석상에서 대화를 통해 절충점을 찾는 성숙한 모습 보여달라”고 당부했다.
이렇게 HD현대중공업 노사 간 임단협 협상이 장기전 양상을 띠며 조선소 가동에도 부정적 영향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노조의 파업으로 아직까지는 생산 차질이 없는 상황”이라면서도 “노사가 타협점을 못 찾고 연말까지 파업이 반복될 경우 회사가 대규모로 수주한 선박들의 납기 지연 등 피해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은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임단협이 끝났다. 노사 갈등으로 부분 파업이 일부 진행됐던 한화오션은 이날 투표를 진행하고 △기본급 11만 7404원 인상 △타결일시금 270만 원 △상생격려금 100만 원 등이 포함된 합의안을 타결했다. 삼성중공업은 추석 전인 9월 12일 기본급 12만 1526원 인상, 격려금 300만 원 지급을 포함한 합의안이 통과되며 임단협이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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