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023530)이 동남아시아 진출과 리테일미디어네트워크(리테일미디어) 등 신사업을 발판으로 2030년까지 매출 20조 3000억 원, 영업이익 1조 3000억 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11일 발표했다. 올해 말부터 주주 환원을 위해 주당 3500원의 최소 배당금을 확정하고 배당률 35% 이상을 유지하겠다는 정책도 밝혔다.
김상현 롯데쇼핑 대표이사 부회장은 이날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주요 기관투자자와 증권 애널리스트를 상대로 한 투자설명회 ‘2024 CEO IR DAY’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기업가치 제고 방안(밸류업)을 발표했다.
롯데쇼핑은 주주환원율을 현재 30% 수준에서 35%로 올리고 상장 후 처음으로 2024년 회계연도부터 주당 3500원의 최소 배당금 정책을 시행한다. 또 투자자의 배당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기말 이후 배당액을 확정하던 방식에서 배당액을 확정 한 뒤 배당 기준일을 결정하기로 했다.
본질적인 기업 가치를 올리기 위해 롯데쇼핑은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를 중심으로 한 동남아 사업에 집중할 방침이다. 싱가포르에 투자전문지주회사 IHQ를 설립하고 투자유치 등 자금조달, 동남아 법인 배당금 재투자, 독자적인 사업전략 수립에 나서기로 했다. 김 부회장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올해 안에 IHQ를 설립할 계획이고 장기적으로 IHQ를 건전하게 운영해 현지 상장까지 이르게 되면 가장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쇼핑은 2008년부터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 진출해 현지에서 백화점과 마트, 대형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다. 2023년 말 기준으로 해외에서 1조 5000억 원의 매출을 달성했는데 2030년까지 3조원으로 성장시키겠다는 게 롯데쇼핑의 복안이다. 올해는 상반기까지 8414억 원의 해외 매출을 올렸다.
관련기사
김 부회장은 유통 특화 인공지능(AI) 사업을 통해 2026년까지 매출을 추가로 2000억 원 달성하겠다고 설명했다. 실시간 가격비교, 자동발주, 가상인간 무인방송, 유통계열사의 온·오프라인 광고를 하나로 통합한 리테일미디어 사업을 통해서다.
주력인 백화점 사업은 2027년까지 잠실, 강남 등 8개점을 리뉴얼하고 프리미엄아울렛인 타임빌라스를 2030년까지 상암 등에 13개 세운다. 그 밖에 지방 중소백화점과 도심형 아울렛은 계약해지나 재개발, 매각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날 설명회에 참석한 기관투자자는 “리테일미디어는 영업이익률이 높기 때문에 시간은 걸리겠지만 이익을 올리는 데에는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고, 다른 기관투자자는 “롯데가 과거 중국 진출에서 실패한 경험에도 해외에 진출하는 것은 다행이라고 생각하지만 조직이 커서 변화에 너무 신중한 점이 아쉽다”고 지적했다.
롯데쇼핑 스스로도 e커머스 뿐만 아니라 다른 오프라인 유통사에 비해 뒤졌다는 점을 솔직하게 인정했다. 롯데쇼핑은 수익성 개선을 위해 점포를 구조조정 하면서 매출이 줄어드는 동안 경쟁사들은 대형 인수·합병(M&A)과 신규 사업 진출로 외형을 키웠다고 자체 분석했다.
김 부회장은 “투자자분들께 롯데쇼핑의 변화 전략을 설명드렸다”면서 “밸류업 전략을 통해 안정적인 배당지급과 주주환원으로 주주가치를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