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의 V2X(Vehicle To Everything) 전략은 아직까지 ‘사이버트럭’ 모델에 V2H(Vehicle to Home) 기능을 적용한 정도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테슬라가 전기차를 포함한 미래 에너지 시장에서 빠르게 주도권을 확보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와 에너지저장장치(ESS)에 이어 가상발전소(VPP), 전력거래 시스템까지 포함한 에너지 생태계를 구축했기 때문이다.
테슬라의 에너지 사업을 뒷받침하는 하드웨어는 전기차 배터리와 ESS, 태양광 패널이다. 현재 테슬라 차종 중 V2X 기능을 제공하는 모델은 사이버트럭뿐이지만 2025년부터는 전 차종에 양방향 충전 기술을 적용해 V2X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ESS의 경우 파워월(가정용), 파워팩(상업용), 메가팩(산업용)을 앞세워 이미 북미 ESS 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테슬라는 2016년 공개했던 장기 전략 ‘마스터플랜2’에서 이미 ESS를 언급했으며 2023년의 ‘마스터플랜3’은 친환경 항공기·선박까지 아우르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올 1월 “테슬라의 ESS 사업이 자동차 사업보다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해왔는데 실제로도 그렇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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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산에너지 시대를 겨냥한 VPP도 일찌감치 구축해 이미 운영하고 있다. VPP는 곳곳에 산재한 태양광·풍력발전 설비와 ESS, 전기차 배터리의 전력 생산·사용량을 실시간으로 통합 관리하는 가상의 발전소다. 테슬라는 현재 미국 캘리포니아와 텍사스주에서 총 3개의 VPP를 가동 중이다. 이 밖에 테슬라 전기차, ESS, 태양광 패널의 전력을 거래할 수 있는 플랫폼인 ‘오토비더’를 호주에서 운영하고 있다.
구글과 애플이 각각의 생태계를 만들어온 것처럼 테슬라도 미래 에너지 시장을 겨냥해 독자적인 생태계를 구축 중인 셈이다. 고선영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테슬라의 궁극적인 목표는 결국 기존 에너지를 재생에너지로 전환시키는 종합 에너지 기업으로 발돋움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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