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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전력 누수 막는다…생산량 늘고 연료비는 뚝

탈탄소·데이터센터 확대 맞물려

에너지 시장서 AI 역할 크게 확대

코드 뽑기 등 전통적인 절약보단

신기술 활용해 사용량 절감 진화

포스코 포항제철소 근로자들이 용광로 작업을 하고 있다.




에너지 소비가 많은 기업인 포스코는 쇳물을 생산하는 용광로에 인공지능(AI)을 접목한 ‘스마트 용광로’를 도입해 생산량을 늘리면서 연료비는 아끼고 있다. AI를 통해 고로 내부의 통기성과 연소성, 쇳물 온도 등을 예측해 재료 투입량을 최적화하면서다. 수십 년간 제철소를 운영하면서 쌓인 노하우가 매시간 수집되는 데이터와 결합돼 성과를 내고 있다. 이는 수치로 입증된다. 연간 용선 생산량 8만 5000톤 증가와 연료비 19억 원 절감, 조업 장애율 11% 감소, 품질 불량률 63% 하락 등이 대표적이다.

글로벌 탈탄소 움직임과 데이터센터 확대 같은 전력수요 확대와 맞물려 에너지 시장에서 AI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13일 전력 업계에 따르면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난해 11월 ‘AI와 에너지가 새로운 파워 커플인 이유’라는 이름의 보고서에서 “AI는 이미 에너지 시스템에서 오십 가지 이상의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며 “에너지 부문에서 AI의 일반적인 용도 중 하나는 수요와 공급 예측을 개선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산업 공정의 전기화와 전기차 보급 확대 등으로 최종 에너지 소비 중 전기의 비중이 2022년 20%에서 2030년에는 27%까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태양광발전 같은 재생에너지의 경우 기상 여건에 따른 변동성이 커 AI와 데이터에 기반한 정부와 기업 차원의 전력수급 관리가 중요해지고 있다. 한전경영연구원은 “AI 알고리즘을 활용한 송배전설비 최적 운영을 통해 교체·수리 비용 절감이 예상된다”며 “수요 부문 효율·유연성 향상으로 재생에너지 구축 비용도 줄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연구원 측은 “AI의 우월한 연산 능력으로 소규모 분산전원의 통합 운영이 가능해져 전력 관리의 안정성과 경제성도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AI를 활용해 전력을 관리하는 기업들이 크게 늘면서 관련 시장 규모도 급격히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얼라이드마켓리서치에 따르면 에너지 AI 시장 규모는 지난해 54억 달러(약 7조 2900억 원)에서 2029년 140억 달러로 연평균 17.2%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장선에서 최근에는 에너지 다이어트도 효율 향상이 강조되고 있다. 안 쓰는 전원 코드 뽑기나 내복 입기 같은 전통적인 에너지 절약에서 AI와 신기술을 활용해 에너지를 적게 쓰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임승빈 에너지기술평가원 수요관리실장은 “에너지 사용을 줄이는 수요관리 유형은 효율 향상과 절약, 부하관리(나눠 쓰기) 등 세 가지로 나눠 볼 수 있다”며 “이 중 부하관리는 전력수요를 고르게 평탄화하는 효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재계에서는 에너지효율을 높이기 위해 저효율 산업용 전동기를 고효율 제품으로 교체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산업용 전동기는 전 세계에서 전력을 가장 많이 소비하는 기기다. 한필완 전기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국내 산업용 전동기의 80%를 차지하는 15㎾ 이하 용량의 전동기를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의 최고급 수준으로 높일 수 있는 핵심 기술을 개발하면서 에너지 손실을 20% 줄일 수 있게 됐다”고 소개했다.

에너지 업계에서는 이르면 내년 상반기 제주도에서 시범사업을 시작하는 전기차 양방향 충방전 기술(V2G) 역시 전기차에 모아둔 전기를 필요할 때 꺼내 쓸 수 있게 해 에너지효율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AI를 에너지 측면에서 활용하면 기업의 생산량과 전기 효율은 높이고 비용은 낮출 수 있다”며 “과거에는 에너지 절약을 아껴 쓰고 덜 쓰는 것에만 중점을 뒀다면 최근에는 기술을 접목해 효율적으로 쓰는 것이 대세”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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