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라임병 감염자가 급증하면서 라임병 매개 진드기의 국내 토착화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라임병 환자는 총 45명으로, 이 중 국내 감염자가 36명, 해외 유입 환자가 8명, 감염 경로 불명 환자가 1명으로 집계됐다.
라임병은 진드기에 의해 전파되는 인수공통감염병으로,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뇌염, 말초신경염, 심근염 등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면역력이 저하된 환자의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주목할 만한 점은 국내 발생 환자의 증가세다. 최근 5년(2019∼2023년) 동안 국내 라임병 환자 중 국내 감염 비율이 72.4%로, 2011∼2018년의 56.4%에 비해 크게 상승했다. 이는 라임병 매개 진드기가 이미 국내에 토착화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온도, 습도, 강수량 등 기후요인으로 인해 라임병 매개 진드기가 국내에 토착화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앞으로 기후변화에 따른 매개체 증가로 국내 환자 발생 및 발생 지역이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라임병의 주요 매개종인 일본참진드기와 사슴피참진드기가 강원 인제, 경기 광주, 전남 보성, 제주를 제외한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발견되고 있어 우려를 더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야외 활동 후 발열, 두통, 피로감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의료기관을 방문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특히 피부에 가장자리는 붉고 가운데는 연한 모양의 발진이 있다면 진드기에 물렸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한편, 질병관리청은 라임병 예방을 위해 야외 활동 시 긴 옷 착용, 벌레 기피제 사용 등의 예방 수칙을 준수할 것을 당부했다. 또한 야외 활동 후에는 반드시 옷을 세탁하고 목욕을 하며, 진드기에 물린 흔적이 있는지 꼼꼼히 확인할 것을 권장했다.
라임병의 국내 토착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정부와 의료계는 예방 및 조기 진단, 치료 체계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시민들의 적극적인 예방 수칙 준수와 함께 정부의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라임병 확산 방지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