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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시험 확산에 ‘AI 감독관’ 급성장

엔데믹 전환에도 AI 도입 보편화

최대 2만 명 동시 감독 가능하고

사람과 비교해 오류·편향성 적어

역량평가, 면접서도 도입 늘어나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급격히 규모를 키운 비대면 시험 시장이 엔데믹 전환 후에도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비대면으로 대규모 인원을 동시에 감독·평가·선발하는 기업도 계속 늘어나는 양상이다. 최근 몇 년 간 쌓인 비대면 채용 빅데이터로 관련 기술 고도화도 가능해져 채용 시장에서의 AI 기술 활용은 전방위적으로 확산할 것이라는 전망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힘을 얻고 있다.

14일 산업계에 따르면 그렙, 마이다스아이티, 제네시스랩, 무하유 등 AI 기술 기업이 자체 개발한 비대면 채용 솔루션은 AI 기술 발전에 힘입어 적용 사례를 늘리고 있다.

그렙이 2020년 초 개발한 AI 비대면 시험 감독 솔루션 ‘모니토’는 최근 시험 누적 응시자 수 80만 명을 돌파했다. 매년 600여 개 기업이 모니토 솔루션을 활용해 3000회에 달하는 온라인 시험을 진행하면서 누적 응시생 수가 크게 늘었다. 재택 근무 등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유행했던 기업 문화가 엔데믹 전환 이후 사그라든 것과 대비해 AI를 활용한 비대면 시험은 확장을 거듭하고 있다. 그렙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사실상 종식되면서 대면 시험으로 복귀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지만 비대면 시험을 도입하는 기업은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AI 솔루션이 가지는 강점은 효율성과 정확성이다. 모니토는 최대 2만 명이 온라인 서버에 접속해 치러지는 비대면 시험에서 지원자의 행동, 몸짓, 표정, 시선 처리 등을 AI가 실시간으로 분석해 이상 행동을 포착해낸다. 일반 응시생이 보이는 패턴과 다른 행동을 보이는 응시자를 발견하면 사람 감독관에게 이를 보고해 2차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사람을 돕는 ‘보조 감독관' 역할을 AI가 하고 있는 셈이다. 사람이 2만 명을 동시에 관리·감독하는 것에 비해 소요되는 비용이 낮고 정확도·효율성이 높아 도입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국내에서는 굴지의 기관·기업이 이 ‘AI 감독관’ 서비스를 도입했다. 한국공인회계사회,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 한국무역협회 등 대형 기관을 비롯해 삼성그룹, 현대차그룹, SK그룹, KT그룹 등이 채용 과정에서 모니토를 활용하고 있다. 그렙은 미국 등 해외에서도 비대면 시험에 대한 수요가 높은 점을 감안해 글로벌 시장 공략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미국에서는 로스쿨 입학 자격 시험에 해당하는 LSAT, 대학원 진학 시험 GRE, 대학 입학 자격 시험 중 하나인 AP 등이 모두 비대면으로 진행된다.

국내 채용 시장에서는 마이다스아이티의 ‘에이치닷’, 제네시스랩의 ‘뷰인터HR’, 무하유의 ‘프리즘몬스터’ 등의 AI 채용 솔루션도 널리 쓰이고 있다. 에이치닷은 비대면 시험에서 AI가 전략 게임 등을 제시해 다수 지원자의 역량을 동시에 검증한다. 뷰인터HR과 프리즘몬스터는 AI가 영상 면접 과정에서 지원자의 시선 처리, 어투, 답변 내용을 분석해 역량을 1차 평가한다. 솔루션 도입 기업에서 우수한 성과를 내고 있는 재직자가 가지는 특성과 신입 지원자의 특성을 교차 검증해 우수 신입 사원을 추천해주기도 해 활용도가 높다.

임채운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는 “사람이 채용을 담당하면 비용이 많이 들 뿐더러 직원 간 평가 기준의 편차가 생기게 된다”며 “AI는 이와 반대로 비용이 적게 들고 일관성을 갖춘 평가를 내놔 도입 사례가 늘어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임 교수는 이어 “최근 대학 입학 전형에서도 AI 기술을 도입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빅데이터 축적에 따라 AI 기술이 보다 정교해지고, 사람을 뽑는 일 전반에 걸쳐 쓰이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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