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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만큼 팔았나' 외인 매도세 둔화…"삼전, 저가 매수 기회"

■6만원대 회복한 삼전

외인 24일째 순매도 이어갔지만

처음으로 1000억 아래로 떨어져

"주가, 3분기 '실적 쇼크' 선반영"

기관 매수에 힘입어 '6만전자' 회복

SK하이닉스도 호실적 기대에 상승

블룸버그 "HBM 지배력 이어갈것"

윤석열 대통령의 동남아 순방에 동행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1일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로 귀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005930)가 14일 기관투자가들의 매수세에 힘입어 ‘6만 전자’를 회복했다. 최근 주가 하락이 과도하다는 의견에 힘이 실리면서 이날 외국인의 매도세도 1000억 원대 아래로 둔화했다.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주가가 반도체 업계 최악으로 평가받는 인텔에 근접한 수준으로 떨어져 저가 매수의 기회를 노려야 할 시기에 이르렀다는 조언도 나온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투자가들은 이날 삼성전자를 941억 원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지난달 3일부터 이날까지 24일째 매도 우위 행렬을 이어갔지만 매도 금액이 1000억 원대 아래로 떨어진 것은 처음이다. 외국인은 24거래일 동안 총 10조 7937억 원을 순매도했다. 앞서 외국인은 2022년 3월 25일부터 4월 28일까지 25거래일 연속 삼성전자를 팔아치워 1999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가장 오랜 기간 삼성전자를 순매도한 바 있다. 이 기간 외국인은 총 4조 4217억 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이날 외국인과 달리 기관은 삼성전자를 1523억 원어치를 사들이며 주가를 들어올렸다. 이에 힘입어 삼성전자는 전장 대비 2.53% 오른 6만 800원에 거래를 마치며 3거래일 만에 다시 ‘6만 전자’로 올라섰다. 삼성전자는 종가 기준 올 7월 10일 8만 7800원에서 전고점을 기록한 뒤 계속해서 하락해 10~11일에는 6만 원 선도 무너진 바 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이 지연되고 파운드리 경쟁력이 약화하면서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한 여파였다.





4분기에도 부진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지만 증권가에서는 이 같은 우려를 고려해도 최근 주가 낙폭이 과도하다는 의견이 많다. 강대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최악의 시나리오로 우려되고 있는 인텔의 주가순자산비율(PBR) 밸류에이션(가치 평가)에 근접해 외국인 순매도와 이익 전망치를 감안해도 주가 낙폭이 컸다고 판단된다”고 짚었다. 박상욱 신영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12개월 선행 PBR은 1.0배로 밴드 하단에 근접했다”며 “내년 D램 생산능력의 약 30%가 HBM으로 전환되면 공급 부족이 발생하면서 메모리 가격 상승을 야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PBR은 주가를 장부 가치로 나눈 값으로 1배 미만이면 회사가 보유한 자산을 전부 매각해도 시가총액에 못 미친다는 의미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실적 쇼크는 주가에 선반영돼 추가 하락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며 “30% 이상 가격 조정이 이뤄졌고 역사적 저점권에 근접한 밸류에이션 수준 등을 감안하면 업황과 실적을 향한 불안 심리가 다소 진정되는 것만으로도 탄력적인 반등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임원들이 삼성전자의 주식을 연이어 매입하고 있는 것도 호재로 꼽힌다. 통상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임원들의 주식 매입은 저가 매수의 기회, 혹은 책임 경영의 일환으로 읽히기 때문이다.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MX사업부장)은 11일 5000주를 주당 6만 원에 매입해 이달에만 삼성전자 임원 5명이 자사 주식 매입에 나섰다. 앞서 지난달에도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DS부문장) 등 임원 26명이 자사 주식을 매입했다.

SK하이닉스(000660) 역시 내년 실적 개선에 대한 낙관론과 함께 주가 상승을 점치는 의견이 우세하다. SK하이닉스는 24일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다. 증권사들은 당초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6조 원대 후반으로 추정했으나 최근 7조 원대 안팎으로 올려잡는 분위기다. 엔비디아에 공급하고 있는 HBM 생산 기술에서 여전히 독점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SK하이닉스는 올 3월 업계 최초로 5세대 HBM인 HBM3E 8단을 엔비디아에 납품한 데 이어 지난달 말에도 업계 최초로 HBM3E 12단 양산에 들어갔다.

블룸버그 산하 연구기관인 블룸버그인텔리전스(BI)는 이날 보고서를 내고 SK하이닉스의 HBM 주문이 2026~2027년까지 예약돼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BI는 SK하이닉스가 올해만 16조~20조 원에 이르는 대규모 설비투자를 단행해 향후 1년간은 HBM 지배력을 이어갈 것으로 봤다. HBM은 일반 D램에 비해 가격이 4~5배 비싼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같은 기대감에 힘입어 SK하이닉스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0.81% 오른 18만 7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이 429억 원 순매수하며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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