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가 국내 대형마트 최초로 억대 주류 판매에 나선다.
롯데마트는 제타플렉스 서울역점 보틀벙커에서 17일부터 1억2000만원짜리 '맥캘란 호라이즌' 위스키를 판매한다고 최근 밝혔다. 이는 기존 보틀벙커 최고가 위스키인 발베니 50년산(5900만원)의 2배에 달하는 가격이다.
맥캘란 호라이즌은 스코틀랜드의 명품 싱글몰트 위스키 브랜드 맥캘란이 200주년을 기념해 영국의 럭셔리 자동차 브랜드 벤틀리와 협업한 제품이다. 전 세계적으로 수백 병 한정 생산된 희귀 제품으로, 국내에는 극소량만이 수입되었다. 지난달 4일 아시아 최초로 한국에서 공식 판매를 시작했다.
이 제품은 700ml 용량의 가로형 병으로 제작되었으며, 위스키와 자동차 생산 과정에서 나오는 오크통, 알루미늄, 가죽 등을 재활용해 케이스를 만들었다.
맥캘란과 벤틀리는 영국을 대표하는 프리미엄 브랜드라는 공통점을 살려 마케팅 협업을 진행했다.
롯데마트의 이번 결정은 대형마트에서 취급하는 주류의 범위를 확장하는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기존에 백화점이나 편의점에서는 초고가 주류를 판매한 사례가 있지만, 대형마트에서 억대 주류를 판매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보틀벙커 관계자는 "주류 시장이 최근 중간 가격대보다는 초고가 한정판 제품과 가성비 제품으로 양극화되는 추세"라며 "구매력 높은 소비자들은 가격이 높더라도 가치 있는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 맥캘란 호라이즌을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판매 결정은 주류 시장의 양극화 현상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보틀벙커는 프리미엄 주류 전문 매장으로서 고가 주류 품목을 확대해 타겟 고객층을 넓히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최근에는 '마스터 오브 와인'으로 유명한 패트릭 패럴을 초청해 서울 세빛섬에서 와인 시음회를 개최하는 등 마케팅 활동도 강화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집에서 술을 즐기는 '홈술' 문화가 확산되면서 고급 주류에 대한 수요가 늘어났다"며 "특히 MZ세대를 중심으로 '한 번 사는 인생, 제대로 된 술을 마시자'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프리미엄 주류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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