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낳은 부모들이 지급받는 ‘첫만남이용권’의 절반가량이 산후조리원에서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출산 직후 산후조리원을 이용하는 데 목돈이 필요한 데다 평균비용도 꾸준히 상승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최근 물가 상승으로 육아 생필품 가격이 오르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지원을 더욱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6일 육아정책연구소가 발간한 ‘이슈페이퍼, 첫만남이용권 만족도 분석’에 따르면 지원금을 받은 부모들은 급여의 48.4%를 산후조리원에서 사용했다. 육아용품과 의료비로 지출된 비중은 각각 15.5%, 14.6%였다. 그 뒤로는 식·음료비로 13.7%, 생활용품에 5.3%를 사용했다.
첫만남이용권은 아이 출산 직후 들어가는 비용이 상당하다는 점을 고려해 2022년 도입된 제도다. 당초 출생 직후 200만 원씩 지급해왔으나 올해부터는 지원금을 첫째아 200만 원, 둘째아 이상 300만 원으로 올렸다. 일부 사행·유흥 업종을 제외하고 광범위하게 사용할 수 있는 데다 온라인 결제도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육아정책연구소에 따르면 출산 경험이 적을수록, 월평균 소득 수준이 높을수록 산후조리원에 지출하는 비중은 더 높았다. 산후조리원 평균 비용이 2021년 기준 243만 원에 달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고소득 가구는 지원금 대부분을 산후조리원에서 사용하고 저소득 가구는 육아에 필요한 용품을 구입하는 경향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월평균 소득 300만 원 이하 가구의 산후조리원 지출 비율은 42%인 데 비해 월평균 소득 800만 원 이상은 59.9%를 산후조리원에서 썼다.
첫만남이용권에 대한 정책 만족도는 4.47점으로 시행 첫해인 2022년(4.79점)에 비해 소폭 하락했다. 5점 만점으로 만족도를 측정한 결과다. 육아정책연구소 관계자는 “불만족 응답자의 77.1%는 금액이 부족하다고 인식했다”며 “2022~2023년 고물가로 생활 물가가 크게 올라 수급자들이 느끼는 실질 혜택이 상대적으로 감소했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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