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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에 묶인 지방재정…세입 4.3% 줄때 세출 2.8% 감소

[광역자치단체 17곳 결산 분석]

총 세출 줄어도 복지 지출 증가

인구 유입 위한 '포퓰리즘' 영향

기계적 교부세 배정 재검토해야

이미지투데이




경직성 지출인 복지 예산이 늘어나면서 지방자치단체들이 세입이 줄어도 세출을 그만큼 깎지 못하는 악순환에 빠졌다. 지금처럼 중앙정부가 국세에서 지방교부세와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자동으로 내려보내면 지자체가 이 가운데 일부를 선심성 복지 사업에 사용해 재정 운용 폭만 좁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서울경제신문이 서울·경기·부산·인천 등 17개 광역자치단체의 회계 결산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들 지자체의 지난해 총세입은 231조 1300억 원으로 전년(241조 6100억 원)보다 4.3% 감소했다. 지난해 56조 원에 달하는 세수 결손이 발생하면서 지자체 몫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세출이다. 17개 광역자치단체의 지난해 총세출액은 218조 9600억 원에 달했다. 전년(225조 2900억 원)과 비교하면 2.8% 감소한 액수다. 들어오는 돈은 4.3% 줄었는데 쓴 돈은 2.8%만 감소한 꼴이다.

이는 복지 지출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17개 광역자치단체의 복지 세출 총액은 2022년 68조 4500억 원에서 지난해 70조 7900억 원으로 되레 3.4% 증가했다. 전체 세출에서 복지 분야가 차지하는 비중은 같은 기간 30.4%에서 32.3%로 1.9%포인트 확대됐다.





반면 다른 분야는 감소 폭이 컸다. 지난해 일반 공공행정 세출 총액은 28조 5700억 원으로 전년보다 14.5% 줄어들었다. 공공질서 및 안전 분야도 같은 기간 8.5% 감소했다. 보건 분야 세출은 코로나19 종식 영향에 5조 2700억 원에서 3조 6500억 원으로 30.7% 급감했다.

정부 안팎에서는 지자체들이 신생아·노인 복지 확대를 이유로 외부에서 인구를 끌어오려다 보니 중앙정부에 선심성 복지를 위한 국비 지원을 요구하는 사례가 많다는 후문이다. 복지 지출은 대부분 한 번 편성되면 줄이거나 없애기 어려운 경직성을 갖고 있다. 의무지출인 까닭에 지자체 재정 형편과 관계없이 일단 제공이 시작되면 줄이기가 어렵다.

여기에 중앙정부의 복지 예산 확대도 한몫한다. 예를 들어 보건복지부에서 법에 따라 노인 관련 복지 예산을 편성하면 각 지자체는 각자 보유한 예산을 매칭해 노인들에게 지급한다. 최병호 부산대 경제학과 교수는 “중앙정부의 의무지출 확대는 지방정부 재정에 기계적으로 영향을 준다”며 “교육교부금이나 교부세 일정액을 지방정부의 비상 통장인 통합재정안정화기금에 예치하도록 해 지자체들이 비상시에 활용할 수 있도록 강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지자체의 높은 중앙정부 의존도가 이 같은 문제를 더 키우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국세수입이 많을 때는 중앙정부 지원이 증가해 각종 사업을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 때 확대한 사업이 경직적인 복지 지출일 경우 중앙정부 재정 형편이 나빠지면 세출을 줄일 수 없는 상황을 맞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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