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 두산밥캣(241560) 지분 1%가량을 확보하고 주주 환원을 대폭 확대하라는 내용의 주주 제안을 회사 측에 발송했다.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얼라인은 16일 두산(000150)밥캣에 공문을 보내 배당 등 주주 환원율을 더 높이라고 요구했다. 또 최근 두산그룹 사업 재편 추진 과정에서 두산밥캣의 주주들이 소외되고 있다며 기업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조치들도 마련하라고 요청한 것으로 파악됐다.
업계에서는 얼라인이 이같이 두산밥캣을 압박하고 나선 것을 두고 최근 약 400억 원을 들여 이 회사의 지분 약 1%를 확보했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했다. 1% 지분을 앞세워 두산그룹이 최근 공개한 지배구조 개편안에 대해 우려를 표시한 것이라는 추측이다. 업계는 또 얼라인이 합병 추진 과정에서 매수청구권 용도로 사용하려던 1조 5000억 원가량을 주주 환원에 쓰라는 요구도 두산밥캣 측에 전달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얼라인 측은 “확인해줄 수 있는 내용이 없다”고만 밝혔다.
앞서 두산그룹은 두산에너빌리티(034020)에서 두산밥캣을 떼어낸 뒤 두산로보틱스와 합병하는 지배구조 개편안을 발표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의 기업가치를 각각 5조 700억 원, 5조 1900억 원으로 추산했다.
두산그룹의 이 같은 결정은 곧장 주주들의 비판에 직면했다. 지난해 두산밥캣의 영업이익은 1조 3899억 원이었는데 이 기간 적자를 낸 두산로보틱스와 기업가치를 비슷하게 산출했기 때문이다. 상황이 악화하자 금융감독원까지 우려를 표명했고 두산그룹은 결국 지배구조 개편안을 철회했다.
이창환 대표가 이끄는 얼라인은 2022년부터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를 대상으로 행동주의 전략을 구사하면서 유명세를 탄 곳이다. JB금융지주를 겨냥해서는 지난해 2대 주주 지분(14.18%)을 확보한 뒤 올해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사외이사 2명을 진입시키기도 했다.
한편 이날 두산밥캣은 전 거래일보다 6.97% 오른 4만 3000원에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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