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박스권에 갇힌 가운데 국내외 금리까지 잇따라 인하되자 지난 3분기에만 채권형 펀드에 15조 원에 가까운 자금이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금융투자협회가 발표한 ‘3분기 펀드 시장 동향’ 자료에 따르면 올 3분기 상장지수펀드(ETF)를 포함한 국내외 전체 채권형 펀드에는 총 14조 6000억 원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전체 펀드 유형 순유입 금액 중 가장 많은 규모다. 순자산 총액도 2분기보다 17조 1000억 원(10.9%) 늘어나 증가 폭이 전 유형 중 가장 컸다. 순자산 총액은 투자 원금에 시장 가치 변동에 따른 결과를 반영한 값으로 그 규모가 늘어났다는 것은 그만큼 자산 가치가 상승했다는 의미다.
같은 기간 ETF를 포함한 전체 주식형 펀드에는 5조 8000억 원의 투자 자금이 순유입돼 채권형 펀드의 액수에는 못 미쳤다. 수익률을 선방한 해외 증시와 달리 국내 증시는 부진한 흐름을 보인 까닭에 전체 순자산도 2분기보다 1조 8000억 원(1.4%) 감소했다.
최근 채권형 펀드에 뭉칫돈이 몰린 것은 국내 주식시장이 좀체 반등하지 못하는 사이 한국·미국 등 각국이 기준 금리 인하를 단행했거나 추진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금리 인하와 채권 가격 상승을 전망하는 투자자들이 대폭 증가한 셈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확산하고 국내 증시가 침체를 겪으면서 3분기 전체 펀드 시장의 성장 속도는 둔화한 것으로 집계됐다. 3분기 말 기준 전체 펀드의 자산 총액은 1080조 7000억 원으로 2분기보다 11조 1000억 원(1.0%) 증가하는 데 그쳤다. 올 1분기만 해도 6.2%에 달했던 증가율이 크게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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