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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무인기 또 발견 시 보복"…軍 "대꾸할 가치 없어"

■긴장 높아지는 남북

韓 운용 기종 동일…軍 "확인 불가"

최선희 "MSMT 반드시 대가 치러"

한미일 "북, 최악 인권침해국" 압박

국민의힘 "국회결의안 野동참" 촉구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19일 공개한 무인기. 북한은 이 기종이 한국군이 운용하는 드론과 같다고 주장했다.




북한이 파손된 무인기 사진을 공개한 뒤 한국이 보냈다고 주장하며 “침범 행위가 또 발견되면 즉시 보복할 것”이라고 협박했다. 북한은 29번째 쓰레기(오물) 풍선을 날리며 긴장 수위를 높였고, 한국과 미국·일본은 한목소리로 북한의 인권 문제를 앞세워 대북 압박에 나섰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전날 밤부터 쓰레기 풍선 20여 개를 부양해 강원도 철원에서 10여 개의 낙하물이 확인됐다고 20일 밝혔다. 북한은 올 5월 말 풍선을 띄우기 시작해 지금까지 29차례 살포했다. 합참 분석 결과 위험 물질은 없었다. 이번 도발은 전날 북한이 평양에서 한국군이 운용하는 드론과 동일 기종의 무인기 잔해를 발견했다고 밝힌 데 따른 후속 조치로 보인다.

북한 국방성 대변인은 전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한국군의 중대 도발 사건이 결정적 물증의 확보와 과학적인 수사로 명백히 확증됐다”고 발표했다. 북한군은 평양시 안전국이 이달 13일 발견한 무인기가 한국 드론작전사령부의 원거리 정찰용 소형 드론과 같은 기종이라고 주장했다. 국방성은 “군사적 침범 행위가 또 발견될 때는 선전포고로 간주, 즉시 보복 공격이 가해질 것”이라고 위협했다. 북한의 무인기 침투 주장에 ‘전략적 모호성’을 내세워온 합참은 “확인해줄 수 없고 대꾸할 가치도 없다”고 일축했다.

북한은 국제사회를 향해서도 날을 세웠다. 최선희 외무상은 새 대북 제재 감시 체제인 ‘다국적제재모니터링팀(MSMT)’에 대해 ‘불법적이고 비합법적’이라고 규정한 뒤 “가담한 나라들은 반드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과 일부 국가들의 일방적 행태는 국제관계의 근간을 흔들어놓고 세계 안전 환경을 심히 어지럽히는 위협적 존재”라고 덧붙였다.

11개국이 참여한 MSMT는 올 4월 러시아의 임기 연장 거부로 종료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 산하 전문가 감시 조직을 대체하는 기구다.

최 외무상은 북한의 평양 상공 무인기 침투 주장과 관련해 “우리 국가 주권 영역을 침범하고 오늘의 화난을 초래한 한국의 범죄행위에 대해 상기하면서 이에 대해서도 미국이 응당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며 미국 책임론도 들고나왔다.

한미일은 북한의 가장 큰 약점으로 꼽히는 인권 문제를 두드렸다. 3국은 18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첫 북한인권회의를 개최한 뒤 공동성명을 내고 “북한은 인권 침해와 학대를 저지르는 최악의 인권 침해국”이라고 비판했다. 3국은 북한 인권 문제를 모니터링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국제사회가 함께 책임 규명에 나서는 등 행동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김영호 통일부 장관은 “단 하나의 인권 침해 행위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북한을 규탄했다.



줄리 터너(왼쪽부터) 국무부 북한 인권 특사와 야마다 시게오 주미 일본대사, 커트 캠벨 국무부 부장관, 김영호 통일부 장관, 조현동 주미대사국이 1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국무부에서 열린 한미일 북한 인권 3자 회의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워싱턴특파원단 제공


우리 국회에서도 북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됐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북한군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파병에 대해 “한반도 정세에 중대한 위협이 될 수 있다”며 야당에 김정은 정권을 규탄하는 국회 결의안 채택을 촉구했다.

추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국민의힘은 최근 철도 폭파, 러시아 파병, 쓰레기(오물) 풍선 등 한반도와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북한 김정은 독재 정권의 야만적 행태를 규탄하는 국회 결의안 채택을 추진하겠다”며 “야당도 대승적으로 동참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추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북한의 군부대 파병 등 러시아와의 무모한 군사협력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북한은 즉시 러시아에 대한 파병을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규모 파병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져 국내외에서 심각한 우려가 터져나오는 것에 대응한 것으로 풀이된다.

추 원내대표는 “국제법과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북한의 무모한 행위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글로벌 확산과 전쟁 장기화 가능성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러시아가 파병 대가로 북한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대기권 재진입 기술과 같은 핵심 군사기술을 제공한다면 이것은 아주 심각한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추경호(가운데)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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