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상장을 추진하는 외식 프랜차이즈 기업 더본코리아의 백종원 대표가 최근 기업설명회(IR)에 직접 발표자로 나서 가맹점 확장보다 안정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기관투자가들의 수요예측 참여 열기도 높아 더본코리아가 희망 가격 범위(밴드) 상단을 초과해 공모가를 결정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2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백 대표는 기업공개(IPO) 수요예측이 시작된 지난 17일 국내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IR에서 “상장 후 국내에서는 가맹점 숫자를 늘리기보다는 기존 가맹점을 더 오래 유지할 수 있도록 점주들에게 더 지원하려고 한다”며 가맹사업 전략을 설명했다. 앞서 더본코리아는 일부 가맹점주들과의 분쟁에 휘말려 상장예비심사 기간이 늘어난 바 있다. 백 대표는 “확장 속도를 줄여도 가맹 사업은 매년 12~15% 성장할 것"이라며 “인건비가 많이 올라가고 있기 때문에 점주분들이 1~2명 정도로도 업장을 운영할 수 있게 브랜드는 가능하면 소형으로 (론칭)하겠다”고 부연했다.
백 대표는 투자자들에게 해외 시장 진출을 통해 더본코리아의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겠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국내와 달리) 해외에서는 매장 (확장) 속도를 높이겠다”며 “K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엄청나다. 가맹사업과 관련해 가파른 성장 곡선이 해외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 상반기 말 기준 더본코리아 매출 중 해외 가맹점에서 발생한 매출 비중은 2.23%로 국내 가맹점(75.7%)에 비하면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그는 해외 진출 확대 방안으로 ‘마스터 프랜차이즈(MF)’ 계약 방식을 제시했다. MF는 현지 사업자에 일정 기간 해당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독점 사업권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본사의 위험 부담이 적다. 백 대표는 “현재 대만에 MF 형태로 1개 브랜드에 대해 1년 넘게 테스트를 해보고 있는데 반응이 상당히 좋다”고 말했다.
IR에서는 구체적인 공모 자금 활용 계획, 외식 산업 둔화 등과 관련한 질문도 나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백 대표는 “(공모 자금으로)소스 생산과 관련한 1차 제조 회사들을 인수하면 생산비를 대폭 줄일 수 있다”며 “주방 자동화에도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외식 소비는 더욱 늘 것”이라며 “외식 사업은 수익성보다는 생계형으로 변화할 것이고 손님들도 끼니를 떼우기 위해 외식 업소를 계속 이용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높은 백종원 의존도’ 우려에 대해서도 “(제 인지도가 높아)점주에게 부담을 많이 안 드린다는 게 장점이다. 광고 모델을 기용하면 매장마다 많게는 40~50만 원씩 지출해야 한다”며 “매년 건강 검진을 받고 있는데 최근에도 (건강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IB업계에서는 더본코리아가 오는 25일 밴드(2만 3000~2만 8000원) 상단을 초과해 공모가를 결정할 것이란 관측이 높다. 밴드 상단 기준 공모액은 840억 원, 시가총액은 4050억 원이다. IB업계 관계자는 “백 대표의 높은 인지도가 IPO에 흥행 요소가 될 것이라 판단한 기관투자자들이 경쟁적으로 수요예측에 참여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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