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과 정규직 일자리 간 평균 임금 격차가 역대 최대 수준으로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임금 근로자 중 비정규직 비중이 지난해보다 늘어난 가운데 비정규직 중 시간제 일자리 비중은 처음으로 50%를 넘겼다.
2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8월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형태별 부가조사’에 따르면 8월 기준 비정규직 근로자는 845만 9000명으로 1년 전보다 33만 7000명 늘었다. 3년 만에 증가세로 전환한 모습으로, 전체 임금 근로자 대비 비정규직 근로자 비중 역시 전년 동월 대비 1.2%포인트 상승한 38.2%를 기록했다.
이 기간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비정규직 근로자는 시간제 근로자로, 38만 3000명이 늘었다. 비정규직 중 시간제 근로자 비중은 50.3%로,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03년 이래 처음으로 절반을 넘겼다. 한시적 근로자는 36만 9000명 늘었고 프리랜서·특수고용직 등 비전형 근로자는 5만 4000명 줄어 각각 66.5%, 22.5%의 비중을 차지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60세 이상 시간제 근로자가 많이 늘었는데, 여성은 보건복지업, 남성은 제조업에서 증가 폭이 컸다”고 말했다.
임금 근로자의 최근 3개월(6~8월) 간 월평균 임금은 정규직이 379만 6000원, 비정규직이 204만 8000원으로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임금 격차는 174만 8000원에 달했다. 1년 전보다 격차가 8만 2000원 더 벌어지면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월평균 임금을 작성할 때는 근로 기간이나 시간을 고려하지 않기 때문에 (격차가 벌어진 것은) 시간제 근로자가 증가한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비정규직의 사회보험 가입률은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국민연금과 건강보험 가입률은 1년 전보다 각각 0.9%포인트, 0.4%포인트 하락해 37.5%, 52.2%에 그쳤다. 고용보험 가입률의 경우 같은 기간 0.5%포인트 상승했지만 여전히 54.7%로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다만 전체 비정규직 근로자 중 자발적으로 비정규직을 택한 비중은 66.6%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중 근로 조건에 만족한다는 근로자가 59.9%로 가장 많았고, 일자리가 안정적이다라고 답한 비중도 21.6%로 높았다. 반면 비자발적으로 비정규직이 됐다고 답한 근로자들의 대다수(74.3%)는 ‘당장 수입이 필요해서’라고 그 이유를 꼽았다.
한편 유연근무제를 활용하지 않는 전체 임금 근로자 중 향후 유연근무제 활용을 희망하는 근로자 비중은 48.1%로 관련 조사를 실시한 2015년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연근무제 활용 비율은 1년 전보다 0.6%포인트 하락한 15%를 기록했는데, 희망 비중은 늘어난 것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코로나19 당시에 활성화됐던 유연근무가 일상 회복이 되면서 줄어들자 희망 비중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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