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사들이 최근 6년 동안 유동성공급자(LP) 역할을 맡으면서 2900억 원이 넘는 수익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LP 목적에서 벗어난 선물 거래로 손실 1300억 원이 발생한 신한투자증권은 올해 상반기 수익 25억 원을 기록했다.
23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현정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9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6년 동안 18개 증권사가 주식과 상장지수펀드(ETF) 등에 유동성을 공급하면서 수익 2900억 원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는 금융시장이 원활하게 작동할 수 있도록 유동성을 공급하는 역할을 맡는다. 주식이나 ETF 등 다양한 금융상품에 매수나 매도 호가를 제시하면서 거래가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게 하는 동시에 시장 변동성을 줄인다. 이외에도 가격 발견 기능이나 거래 비용 감소, 시장 참여자 보호 등 역할도 한다.
증권사들이 LP 역할을 하는 종목은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2019년 1452종목(수익 150억 원)에서 2020년 1725종목(1024억 원), 2021년 2223종목(688억 원), 2022년 2833종목(413억 원), 2023년 3654종목(290억 원), 2024년 상반기 3562종목(339억 원) 등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증권사별 LP 순손익을 살펴보면 KB증권이 96억 8000만 원으로 가장 많은 수익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키움증권(82억 5900만 원), 삼성증권(68억 3700만 원), 미래에셋증권(54억 1200만 원), 메리츠증권(31억 4900만 원) 등이 뒤를 이었다. 신한투자증권은 상반기 수익 25억 600만 원을 기록했다.
김현정 의원은 “최근 증권사 사고처럼 LP 본연 업무를 벗어나 매매하지 않고 거래규정을 준수하도록 금융당국은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