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000660)가 인공지능(AI) 메모리 핵심인 고대역폭메모리(HBM) 판매 호조로 반도체 슈퍼 사이클 시기를 뛰어넘는 사상 최대 이익을 냈다.
SK하이닉스는 3분기 매출 17조 5731억 원, 영업이익 7조 300억 원을 기록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는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이다. SK하이닉스의 역대 최대 영업이익은 2018년 3분기 메모리 초호황기에 기록한 6조 4724억 원이다. 매출도 지난 2분기 최대 기록인 16조 4233억 원을 1조 원 이상 웃돌았다.
이번 실적은 메모리 경쟁사인 삼성전자(005930)를 2조 원가량 앞서는 실적이다. 삼성전자 반도체(DS) 사업 부문 영업이익은 전 분기(6조 4500억 원)에 못 미치는 5조 원대로 추정된다. 상반기 영업이익은 삼성전자 DS부문(8조 3600억 원)이 SK하이닉스(8조 3545 원)를 근소하게 앞섰지만 3분기부터 격차가 벌어지기 시작하면 연간 영업이익으로도 SK하이닉스가 1위에 오를 수 있다.
회사 측은 실적 호조 이유에 대해 “데이터센터 고객 중심으로 AI 메모리 수요 강세가 지속됐고 회사는 HBM, eSSD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를 확대해 창사 이래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며 “특히 HBM 매출은 전 분기 대비 70% 이상, 전년 동기 대비 330% 이상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수익성 높은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가 늘면서 D램과 낸드 제품에서 모두 평균판매단가(ASP)는 전분기 대비 10% 상승했다.
SK하이닉스는 내년에도 AI 메모리 중심의 호실적 흐름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생성형 AI가 멀티모달(텍스트, 사진, 음성, 동영상 등 여러 복합 정보를 이해할 수 있는 AI 서비스) 형태로 발전하고 있고, 범용인공지능(AGI) 개발을 위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투자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AI 서버용 메모리에 비해 수요 회복이 더뎠던 PC와 모바일용 제품 시장도 각 디바이스에 최적화된 AI 메모리가 출시되면서 내년부터는 수급 밸런스가 맞춰질 것으로 내다봤다.
D램 사업에선 지난달 양산에 들어간 HBM3E 12단 제품의 공급을 예정대로 4분기에 시작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3분기 전체 D램 매출의 30%에 달했던 HBM 매출 비중이 4분기에는 40%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낸드 사업에선 시장 수요가 가파르게 늘고 있는 고용량 eSSD의 판매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김우현 SK하이닉스 부사장(CFO)은 “앞으로도 시장 수요에 맞춰 제품 및 공급 전략을 유연하게 가져가 안정적인 매출을 확보하면서도 수익성을 극대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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