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패션 플랫폼 에이블리가 중국 알리바바그룹과 투자 유치 계약을 체결했다. 이로써 에이블리는 설립 6년 만에 3조 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게 됐다.
24일 벤처캐피털(VC)업계에 따르면 알리바바는 최근 에이블리에 약 1000억 원을 투자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거래대상에는 초기 투자자가 보유한 구주 지분 일부와 신주가 포함됐으며 알리바바는 총 세 차례에 걸쳐 투자할 예정이다.
이번 투자 유치 과정에서 에이블리의 기업가치는 신주 기준 3조 원, 구주 기준 1조 2000억 원을 인정받았다. 올 상반기 구주 기준 기업가치는 7000~8000억 원 수준이 거론됐지만 초기 투자자들의 구주 매각 의사를 이끌어내기 쉽지 않아 협상 과정에서 대폭 상향 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투자 유치는 시리즈C 라운드다. 2019년 첫 투자 유치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약 3300억 원의 외부 자금을 조달했다. 주요 투자사는 △LB인베스트먼트 △코오롱인베스트먼트 △캡스톤파트너스 △SV인베스트먼트 △신한벤처투자 △시그나이트파트너스 △프리미어파트너스 △인터베스트 △스틱벤처스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산업은행 등이다. 이들 대부분 이번에 구주를 매각하지 않고 에이블리의 상장까지 동행하겠다는 계획이다.
에이블리는 올 4월부터 아시아 지역과 북미, 중동 등에서 해외 기관과 접촉한 결과 알리바바를 첫 해외 투자자로 확보했다. 앞서 알리바바는 카카오페이, 토스페이먼츠, SM엔터테인먼트 등 국내 주요 핀테크·엔터 기업에 투자한 바 있지만 국내 플랫폼 기업에 투자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에이블리는 현재 또 다른 해외 투자자와 추가 투자 유치 관련 논의를 진행 중이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왓챠'의 공동 창업자인 강석훈 대표가 2018년 설립한 에이블리는 서울 동대문의 소호 패션몰을 기반으로 성장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2595억 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고, 영업이익은 33억 원으로 창사 이래 첫 연간 흑자를 달성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