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장기채 금리가 급등하자 국고채 10년물 금리도 함께 오르며 국고채 장단기 스프레드(금리차)가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24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이날 오전 기준으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5.3bp(1bp=0.01%) 하락한 연 2.883%에 거래되고 있다. 국고채 10년물 금리도 전날보다 4.8bp 하락한 연 3.081%에 거래 중이다. 이날 3년물 금리가 10년물보다 더 가파르게 하락함에 따라 국고채 장단기 스프레드는 전날 대비 소폭 상승한 19.8bp를 기록하며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직전 최고치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단행 기대로 단기채 금리가 급락했던 지난달 26일 기록한 19.6bp다.
통상 국고채 장기물 금리는 미국 경기와 연동된 흐름을 보인다. 최근 미국 장기채 금리는 경기 연착륙 가능성이 커지며 우상향하고 있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이달 들어서만 44.5bp 상승했다. 이에 국고채 10년물 금리 역시 이달 들어서만 13.6bp 상승했다. 같은 기간 국고채 3년물 금리 역시 기준 금리 인하 속도를 조절하겠다는 한은의 매파적인 발언으로 12.5bp 상승했으나 스프레드 폭을 줄이기엔 역부족이었다.
이제 2주 앞으로 다가온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도 국고채 금리 상승에 힘을 보태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는 감세와 재정 확대 공약이 미국 재정에 악영향을 끼쳐 향후 미국 국채 발행량이 증가할 것이란 우려 탓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이란 분쟁 등 끝나지 않은 지정학적 리스크도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부추기며 국고채 금리 상승에 일조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최대 4.6%까지 치솟을 수도 있다고 추정했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미국 대선이 2주 정도 앞둔 상황에서 트럼프 재선 가능성과 함께 공화당의 ‘싹쓸이’ 가능성도 높아지며 미 10년물 국채 금리가 계속 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면서 “내년 상반기만 잘 넘기면 하반기부터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수혜를 볼 수 있다는 기대가 존재하는 점은 국고채 금리 상승 폭을 제한시켜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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