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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보다 길면 죽음…급경사 그린에 ‘절레절레’

KLPGA 서울경제 클래식 1R

급경사 내리막에 그린스피드 3.4m

오르막 퍼트 남기려다 짧게 치기도

"티샷·퍼트 까다로운 16번 승부홀"

첫날 단독 선두에 나선 임진영이 16번 홀 그린에서 퍼트 라인을 살피고 있다. 용인=오승현 기자




15번 홀 그린에서 플레이를 하고 있는 선수들. 용인=오승현 기자


“모든 홀의 그린이 너무 어려워요.”

24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덕신EPC·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총상금 10억 원) 1라운드 경기를 마친 선수들은 이구동성으로 이렇게 말하며 혀를 내둘렀다.

대회가 열린 경기 용인의 88CC 서코스(파72)는 페어웨이가 널찍해서 언뜻 만만해 보이지만 숨은 함정이 곳곳에 있어 결코 쉬운 곳이 아니다. 특히 그린이 전반적으로 뒤쪽이 높은 형태여서 공격적으로 덤볐다가는 심한 내리막 경사로 3퍼트를 범하기 쉽다. 이날 그린 스피드도 3.4m로 빨랐다. 이런 점을 아는 선수들은 의도적으로 핀보다 짧게 공략했지만 간혹 거리 조절에 실패해 애를 먹는 모습도 곳곳에서 보였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준우승을 했던 이소영(27)은 “날씨도 맑고, 페어웨이나 코스 상태도 완벽했다. 그런데 그린 경사 때문에 평소보다 5m는 짧게 보고 아이언 샷을 쳤다”면서 “그나마 어제 비가 온 덕분에 그린이 딱딱하지는 않은 게 다행이었다. 하지만 라운드를 거듭할수록 단단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더욱 조심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첫날 1오버파 73타를 친 ‘사막 여우’ 임희정(24)은 “경사를 의식해 핀보다 10m는 짧게 본 것 같다. 그러다 보니 간혹 그린에 못 미치는 실수도 나왔다”고 했다. 이어 “우측으로 휘어지는 16번 홀은 티샷 공략도 만만치 않은 데다 그린 경사도 심하다. 마지막 날 그곳에서 승부가 갈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홀 형태가 비슷해 16번 홀과 ‘쌍둥이’로 불리는 5번 홀을 어렵다고 꼽는 선수들도 많았다.

이승연(26)은 “모든 그린에서 조심해야 한다. 내리막뿐만 아니라 옆 경사에 걸려도 볼이 잘 멈추지 않는다”며 “인코스가 상대적으로 더 어렵다. 아웃코스에서 타수를 줄인 후 넘어가야 한다”고 분석했다. 통산 11승의 ‘베테랑’ 이정민(32)은 9번 홀(파4)에서 러프를 전전한 데다 그린에서 3퍼트까지 범해 트리플 보기를 범하기도 했다.

3언더파 69타를 치며 만족스런 첫날을 보낸 지한솔(28)은 “최대한 욕심을 내지 않고 자제를 한 게 좋은 성적으로 이어졌다”며 “러프에 들어가면 런이 많이 생겨 거리 조절이 쉽지 않기 때문에 일단 티샷을 페어웨이에 안착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그나마 4개의 파5 홀이 버디를 노려볼 만하다. 그곳에서 최대한 타수를 줄이는 게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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