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어비스(263750)가 내년 상반기 출시 예정인 ‘붉은사막’의 소니 플레이스테이션5(PS5) 독점작 제안을 거절했다. 안정적인 매출처인 독점작 대신 매출처 다각화로 이익을 끌어 모으겠다는 전략으로 최근의 실적부진을 만회하게 될지 주목된다. 그만큼 붉은사막 흥행 성공을 자신하는 셈이다.
23일 게임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펄어비스는 소니로부터 붉은사막 출시 후 PS5 플랫폼에 대한 기간 독점 제안을 받았지만 검토 끝에 거절했다. 소니가 제안한 ‘기간 독점’은 게임 출시 후 일정 기간 동안 PS5에서만 판매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경쟁 콘솔 플랫폼인 엑스박스나 PC 등에서 한동안 판매할 수 없어 매출처가 제한된다는 단점이 있지만 대신 일정 금액을 보장받거나 판매에 따른 보너스 등을 통해 개발비를 일부 회수할 수 있는 안전장치로 여겨진다. 펄어비스 관계자는 “아직 퍼블리싱과 관련해 결정된 사항은 없다”며 “소니를 비롯한 다양한 파트너사들과 긴밀히 협의 중”이라고 했다.
펄어비스가 안정적인 개발비 회수를 기대할 수 있는 소니의 제안을 거절한 것은 ‘트리플A급 대작’으로 개발 중인 붉은사막의 성공을 확신한다는 의미다. 흥행 실패시 부담은 좀 더 커지겠지만 매출처를 다각화해 최대한의 이익을 창출하겠다는 것이다. 앞서 허진영 펄어비스 대표는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퍼블리싱 방식과 관련해 여러 가지 고민이 많았다”며 “글로벌 동시 출시 등을 통한 이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있는 만큼 직접 서비스하는 방향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펄어비스는 지난달 붉은사막의 실제 플레이를 담은 50분 분량의 영상을 공개했다. 실제 게임 영상 공개 후 긍정적인 평가를 받으며 유저들의 기대치를 높였다. 소니가 독점 공급을 제안한 것도 게임성에 대해 우수한 반응이 나왔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다만 붉은사막의 개발이 지연되면서 실적 악화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은 부담이다. 최근 주가마저 하락하는 상황에서 자칫 붉은사막의 흥행이 실패하면 경영에 상당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펄어비스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평균은 -104억 원으로 적자 폭이 더 커질 전망이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PC와 콘솔 시장에서 국내 게임사들의 위치를 보면 500만 장 이상의 판매를 기록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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