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가 테슬라의 깜짝 실적에 모처럼 웃었다. 테슬라는 로보택시 공개 이후 주가가 하락해왔는데 당시 물타기(주가 하락에 따라 매수 규모를 늘리는 투자 전략)를 통해 테슬라를 사들였던 서학개미가 주가 반등으로 재미를 본 것이다.
25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서학개미는 10일(현지 시간) 로보택시 공개 이후 11일부터 24일까지 테슬라의 주식을 2780억 원가량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학개미는 로보택시 공개 전까지 테슬라의 주식을 적극적으로 매도했다. 이달 1일부터 10일까지는 1281억 원을 순매도했으며 지난달에는 2836억 원어치를 정리했다.
테슬라의 주가는 이달 10일 ‘로보택시 데이’ 이후 238.77달러에서 23일(현지 시간) 213.65달러까지 10.52%가 빠졌다. 테슬라가 로보택시 프로토타입(시제품)을 공개했으나 향후 구체적인 출시 일정을 제시하지 않으면서 투심이 얼어붙은 것으로 풀이된다. 로보택시 출시 일정 미공개에 따라 주가가 10% 넘게 하락하자 서학개미는 저가 매수의 기회로 보고 투자 규모를 늘려왔다.
주가 하락기에 매수를 확대해온 서학개미는 테슬라의 깜짝 실적 덕에 반전에 성공했다. 전날 테슬라가 공개한 3분기 매출은 251억 8200만 달러, 주당순이익(EPS)은 0.72달러였는데 이는 월가의 평균 EPS(0.58달러)를 웃도는 것이다. 이 같은 실적을 내면서 테슬라의 주가는 24일(현지 시간) 개장 후 21.92% 급등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내년에는 더 낮은 가격의 차량과 자율주행의 도래로 20~30%의 차량 (판매) 성장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도 테슬라의 자율주행 및 로보택시 등이 가시화되면서 본격 실적 성장이 시작될 것으로 내다봤다. 윤혁진 SK증권 연구원은 “저가형 전기차는 내년 상반기 출시 예정인데 이를 통해 내년 차량 인도량이 20~30%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사이버캡(인공지능을 탑재한 무인 택시)은 연간 200만 대 생산을 목표로 2026년 대량생산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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