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32억년 전 지구에 충돌한 초대형 운석이 생명체 탄생의 원동력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돼 주목 받았다. 운석 충돌이 박테리아 생명체를 풍부하게 하는 성분을 자극해 결과적으로 지구에 생명체가 번성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는 분석이다.
22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나자 드라본 하버드대 지구·행성 과학 조교수 등 연구진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연구 논문을 최근 전미과학아카데미의 국제학술지(PNAS)에 발표했다.
수십억년 전 여러 운석들이 지구에 충돌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바다를 뜨겁게 하고 지표면을 먼지로 덮어 식물들을 자라지 못하게 하는 등 생명체에 재앙을 초래한 것 외에 다른 영향은 잘 드러나지 않았다.
그러나 드라본 교수는 "이번 연구가 강조하는 것은 그러한 영향이 생명체에, 특히 초기에는 실제로 생명체가 번성할 수 있도록 했을 수 있다는 것"이라고 연구 의미를 설명했다.
연구에 따르면 32억 6000만년 전 에베레스트산 4개 크기로 추정되는, 지름 37∼58㎞의 거대한 운석 ‘S2’가 지구와 충돌했다. 그 여파로 엄청난 양의 에너지가 방출됐고 거대한 쓰나미가 해저를 휩쓸었다. 또 바닷물과 대기가 가열됐고 두꺼운 먼지 구름이 지구를 뒤덮였다.
그러나 박테리아 생명체는 빠르게 회복됐고, 철(Fe)과 인(P)을 먹이로 하는 단세포 생물의 개체 수 역시 급증했다. 그 원인에 대해 연구진은 쓰나미 때문에 심해에 있던 철 성분이 해수면 가까이로 이동하고, 인은 운석에서 지구로 전달되는 한편 육지에서 침식 증가로 공급이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연구진은 “운석 충돌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시기 직후 철을 분해하는 박테리아가 번성했다"며 "이러한 변화는 지구 초기 생명체 번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퍼즐 조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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